서울 지하철 파업 첫날…퇴근길 불편 우려
2023.11.09 16:36
수정 : 2023.11.09 16:36기사원문
노조는 △퇴직인력 공백 채용 △안전업무 외주화 철회 △구조조정 철회 등을 요구하며 오는 10일 오후 6시까지 파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무사히 넘긴 출근길...퇴근길은?
이날 출근시간에 해당하는 오전 9시까지는 노사 협정으로 열차 운행률이 100%를 유지했다. 이른 아침 시민들 대부분은 불편을 느끼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오히려 파업을 앞두고 운행 지연을 우려한 시민들이 지하철 대신 버스를 이용하면서 해당 시간대 열차 혼잡은 줄기도 했다.
다만 시간이 흐르면서 일부 시민들은 파업으로 일정에 늦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보였다.
서울 중구 시청역에서 만난 70대 여성 유모씨는 "모임이 있는데 파업 때문에 혹시 늦을까봐 미리 나와서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직장인 이모씨(60)도 "아침에 망원역에서 시청역으로 출근할 때 열차 운행 횟수가 줄어든 것 같았다. 오래 기다려야 했다"며 "다시 거래처 만나려고 이동하는데 열차가 안와 불편하다"고 언급했다.
출근길은 무사히 넘겼지만 퇴근길은 쉽지 않아 보인다. 운행률은 하락하는데 이용률이 크게 늘기 때문이다.
공사에 따르면 1∼8호선의 필수유지 운행률은 71.2%,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열차 운행 포함 시 82%다. 출근 시간대를 제외한 평일 운행률은 1∼4호선 평균 65.7%, 5∼8호선 평균 79.8%가 예상된다. 공휴일 운행률은 1∼8호선 모두 50%로 떨어질 전망이다.
1호선 성환역으로 향하던 대학생 김모씨(21)는 "수업에 늦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어제, 그제도 집에 가는 길에 갑자기 급행이 없어지고 지연됐다. 1호선은 연착이 잦은 것 같아서 집에 올 때도 문제"라고 언급했다.
"임금 아닌 안전 위해 투쟁"
이날 노조는 시청역 3번출구 앞에서 광화문 방향까지 일부 차로를 막고 2026년까지 공사 정원의 13%를 감축하겠다는 공사의 인력감축안을 비판했다.
이번 파업은 전체 직원 1만7000명의 절반 이상이 가입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진행했다. 출정식에는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 1만여명 가운데 7000명이 참석했다.
명순필 서울교통공사 노조위원장은 "시민의 안전을 위해 투쟁하는 것"이라며 "공사는 파업하면 임금이 날아간다고 말했지만 우리는 돈을 위해 투쟁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2년 동안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다는 합의서를 썼지만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서울시와 공사의 입장 변화가 없을 경우 16일 수능 특별수송 후 2차 전면파업에 들어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지난 8일까지 교섭에 참여한 한국노총 소속 통합노조는 이날 파업 불참을 선언했다. 'MZ(밀레니얼+Z세대) 노조'로 불리는 올바른 노조는 이번 파업의 정당성이 없다고 주장하며 서울시청과 서울 성동구 본사에서 별도로 집회를 개최한 바 있다.
송시영 올바른노조 위원장은 "기존 노조의 파업에 정당성이 없다고 봤다"며 "구조조정안과 신규채용 축소는 반대하고 비핵심 직렬 이관은 찬성한다. 인력 문제를 일으킨 기존 노조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