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硏 "작년 도수치료 보험금 1.1조원‥가이드라인 마련해야"
2023.11.12 13:12
수정 : 2023.11.12 13:3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최근 도수치료를 이용하는 보험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지난해 도수치료 보험금만 1조1000억원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도수치료는 의료기관별 가격 편차가 크고 명확한 치료 기준이 없어 보험료를 받지 못한 소비자 민원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적정 의료이용 유도를 위한 도수치료 가이드라인 제정과 함께 통원 1회당 보장한도를 설정하고 부담보다 보장제한 선택특약 신설도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보험연구원은 12일 '실손의료보험 도수치료 현황과 과제'에서 적정한 도수치료 이용을 위해 전문가 진단과 도수치료 비용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도수치료 관련 보험사기 억제를 위해 보험사기 조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에 1조8000억원의 보험금이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도수치료와 체외충격파, 증식치료는 지난해 기준 비급여 통원 의료비 상위 3개 항목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도수치료를 위한 보험금만 1조1000억 원이 지급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실손보험금의 약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문제는 근골격계질환 환자수 증가를 고려하더라도 비급여 항목에 대한 지급보험금 증가 추세가 매우 가파르다는 점이다. 실제 근골격계질환 수진자 수가 지난 2009년 1285만 명에서 지난 2019년 1761만 명으로 연평균 3.2% 증가하는 동안 근골격계질환 관련 비급여 항목의 지급보험금은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15.7% 증가했다.
의료기관별로 도수치료에 대한 치료시간 뿐만 아니라 1회 평균 비용도 천차만별인 점도 문제점으로 지목됐다.
서울시 소재 의원 도수치료 실태조사 결과 지난 2016년 기준 도수치료 1회 평균 비용은 지역별로 2배 이상 벌어졌고, 1회당 평균 치료시간도 최단 37분에서 최장 75분까지 차이가 있었다.
이에 산재보험과 자동차보험과 같이 도수치료 횟수, 치료 기간, 실시 주체 등을 규정하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수치료는 재활의학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전문의 또는 물리치료사가 10분 이상 실시한 경우, 주 3회 이내로 산정하고 치료기간 중 15회 이내만 산정하는 식이다. 정골의학, 정형도수치료는 의사 지시 감독에 따라 물리치료사가 30분 이상 실시한 경우에 산정한다.
아울러 보험소비자 보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에 대해 통원 1회당 한도를 설정하고 부담보나 보장제한 특약 신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도수치료 평균가격은 10만7027원, 체외충격파치료는 8만2422원, 증식치료는 7만185원으로 이를 고려해 통원 1회당 한도 설정을 고려하라는 것이다.
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가 특약으로 구분되어 있지 않은 1·2세대 실손의료보험에서도 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를 담보하지 않거나 보장금액·한도 등을 일부 제한하는 선택특약 개발을 통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할 수 있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도수치료 지급보험금 급증은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소비자가 본인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하여 근골격계질환 관련 치료를 담보하지 않거나 보장금액·한도 등을 일부 제한함으로써 보험료를 할인 받을 수 있는 선택특약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