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제로' 물가…롤러코스트 요인 많다

      2023.11.13 09:12   수정 : 2023.11.13 09:1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동안 잡힐 듯 하던 물가가 다시 오르고 있다. 지난달 물가 상승률은 3.8%를 기록하며 3개월 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부는 앞서 연말에는 물가 상승폭이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이후 국제 유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남은 두달도 물가 안정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내놓은 올해 물가 관리 목표(3.3%) 달성은 어려울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예상경로 이탈한 물가...3.3% 목표 달성 어려울듯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3.8%다. 지난 7월 2.3%까지 내려왔다가 3개월 연속 오름폭이 커지는 흐름이다.

하지만 물가 안정에 총력 대응을 하고 있는 정부의 기대와 달리 물가가 꿈틀하는 모양새다.

물가가 잡히지 않은 것은 국제 유가 탓이 크다. 10월 전년 대비 석유류 값 하락폭이 1.3%에 그쳤다. 하락폭이 컸던 7, 8, 9월에 비해 하락세가 둔화해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농수산물은 여름 폭우와 이상 저온 등 기상여건 악화로 수확량이 줄면서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지난달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2.1% 상승하며 지난해 9월(12.8%) 이후 13개월 만에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10월은 수확기로 통상 농산물 가격이 내려가지만, 올해는 기상 이변 등으로 예년보다 가격 하락도 더뎠다. 여기에 주류, 가공식품 물가 등 대부분 품목도 전반적으로 상승 중이다.

정부와 한은은 당초 가을이면 물가가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하반기 물가가 상승 폭이 키우면서 정부가 발표한 올해 물가 목표인 3.3%도 사실상 사수하기 어려워졌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 방송에 출연해 향후 물가 흐름에 대해 "최근에 전방위적인 수급 안정 노력과 더불어 날씨도 조금 정상으로 회복하면서 농산물 가격이 하락세"라며 "11월에는 물가 상승세가 3.6% 안팎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물가 오름세에 일희일비 하지 말자던 한은도 "최근 유가 농산물 가격 상승 등을 감안할 때 향후 물가 흐름이 지난 8월 전망 경로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물가 전망치(3.5%) 상향 조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물가상황점검회의에서 "향후 물가 흐름은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의 전개양상과 그에 따른 유가 추이, 국내외 경기흐름 등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도 "최근 국제 유가가 하락했지만 에너지 가격을 안정시킬 정도로 보기 어렵고 일부 곡물가격 상승 등 대외 여건이 불안이 계속돼 물가 상승 압력이 원인이 해소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연말까지 3%대 초반 물가 상승률 달성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한은 물가 목표 2% 2025년 상반기나 가능할 듯

이렇다보니 소비자 물가 상승률 둔화가 더딜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무력 충돌 등 중동 정세 불안과 국내외 농산물값 상승 등으로 물가 안정을 찾는 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어서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지난 9일 2023년 하반기 경제 전망에서 올해 전망치를 3.5%에서 3.6%로 올렸다. 내년 소비자물가 전망치도 기존 2.5%에서 2.6%로 0.1% 포인트 올렸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충돌 등 중동 정세 불안으로 내년 국제유가 전망치가 배럴당 75달러에서 85달러로 상향 조정된 영향을 받았다.

한은도 수정경제 전망에서 물가 전망치를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 하반기 국제유가를 배럴달 84달러로 전제한 뒤 내년 물가를 2.4%로 전망했는데 최근 국제 유가 수준 자체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미 해외 주요기관들은 우리나라 소비자 물가 상승률 목표치인 2%에 수렴하는 시기가 오는 2025년 상반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주요국 디스플레이션 현황 및 평가 보고서'에서 "주요 예측 기관들은 물가 목표 2% 도달시점을 한국은 2025년 상반기 중으로 도달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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