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불황 탓?'...SK 中법인, 불황 여파에 반도체 현지 투자액 미공개

      2023.11.12 16:16   수정 : 2023.11.12 22:2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SK그룹 중국법인이 현지 투자 공시 과정에서 핵심 계열사인 SK하이닉스의 지난해 투자액을 제외해 궁금증을 낳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도 부진한 반도체 수요와 전방산업의 부진,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까지 이어지자 SK하이닉스의 현지 투자 계획에 차질을 빚은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의 중국 지주사인 SK차이나는 지난 8일 SK차이나 산하 멤버사(계열사)들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성과를 취합한 보고서인 지속가능발전 보고서를 발간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SK차이나를 비롯해 SK하이닉스 중국법인, SK지오센트릭 중국법인, SK엔무브 중국법인의 현지투자 총액이 전년(243억4700만위안) 대비 52% 감소한 116억2100만위안(약 2조1001억4712만원)으로 발표했다.

이에 대해 SK 관계자는 "현지법인 담당자의 착오로 SK하이닉스의 투자액이 포함되지 않은 상태라 수치 자체가 급감했다"고 밝혔다. 12일 현재 보고서는 기존 △SK차이나 △SK하이닉스 중국법인 △SK지오센트릭 중국법인 △SK엔무브 중국법인의 현지투자 총액에서 SK하이닉스 중국법인이 빠진 상태다.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가 대중 투자규모를 지난해와 달리 밝히지 않는 이유를 두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우선 반도체업계 전반을 휩쓴 불황의 여파를 SK하이닉스의 중국법인도 피하지 못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SK하이닉스 중국법인은 미중 반도체 패권경쟁과 중국 내 전방시장 부진 등으로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SK하이닉스 중국법인은 지난해 전년 대비 129% 하락한 당기순손실 1196억6265만원을 기록했다. 2020년 29억8500만위안(약 5521억3545만원), 2021년 21억8400만위안(약 4039억7448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과 비교했을 때 하락폭이 컸다. 회사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도 2020년 7.86%, 2021년 5.23%에서 지난해 처음으로 마이너스(-1%)를 기록했다.

다만, SK하이닉스 측은 "지난해 다롄 팹이 새롭게 편입됐고 우시와 충칭 지역에도 투자가 지속됐기에 불황의 여파가 원인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1991년 한국 기업 최초로 중국 베이징에 사무소를 낸 SK는 지난해 기준 중국 내 122개의 관련 기관과 2만372명의 임직원이 재직 중이다. 지난해까지 SK그룹의 누적 대중 투자액은 230억달러(약 30조3715억원)에 달한다.
SK그룹은 중국에서 △중한석화(SK지오센트릭·시노펙 합작사) △SK하이닉스 △SK온 등 핵심 계열사를 중심으로 사업을 꾸리고 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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