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케이프, AI머신비전 첫 상용화 "K배터리 마지막 수비수"
2023.11.12 18:19
수정 : 2023.11.13 09:03기사원문
인스케이프는 지난 2016년 출범한 회사다. 김 대표는 인스케이프 설립 후 6개월 정도 뒤에 합류했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 대표는 1993년 한 대기업에 입사한 뒤 벤처기업, 코스닥 상장사 등을 거치며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등을 주도적으로 진행했다.
김 대표는 "새로운 전환이 필요한 시점에 현 인스케이프 연구소장 등 인스케이프를 창업한 후배들을 만났다"며 "이들과 함께 새로운 성장스토리를 쓸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어 합류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현재 인스케이프 대표이사이자 2대주주로 활동 중이다.
인스케이프는 검사장비, 특히 사람이 아닌 기계로 검사 과정을 수행하는 '머신비전' 분야에 특화했다. 김 대표는 검사장비 분야에 후발주자로 진입한 인스케이프가 기존 업체들이 하는 장비를 유사하게 만들 경우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다. 세상에 없거나 검사 난이도가 높아 남들이 감히 도전하지 못하는 영역에 기회가 있다고 봤다.
그 결과, 인스케이프는 △카메라모듈 후공정 무인자동화 장비 △카메라모듈 완제품 검사장비 △이차전지 완제품 외관검사장비 △전력반도체 부품 검사장비 △국책과제로 진행 중인 반도체 부품 검사장비 등을 잇달아 상용화하거나 현재 개발 중이다.
김 대표는 "특히 2차전지 완제품 외관검사장비는 국내외 유수 업체들이 도전했다가 실패한 아이템으로 업력도 자본도 부족한 인스케이프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며 "우리나라가 전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2차전지 분야에서 '마지막 수비수' 역할을 한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간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창업 4년차에 발생한 '코로나 팬데믹'이 대표적이었다. 중국 등 해외 출장을 가야하는데 출장 전후로 한 달 정도 격리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해외에서 수주한 장비를 설치하러 가야 하는데 출장 자체가 허용되지 않기도 했다.
김 대표는 "코로나 팬데믹 동안 출장 등 어려움으로 전 직원이 지쳐갔다"며 "다행히 이 기간 동안 현지인 위주로 구성된 중국 법인을 만드는 등 노력을 통해 전화위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성과는 이어졌다. 2차전지 완제품 외관검사장비 등이 국내외 시장에 활발히 공급되면서 2020년 당시 35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이 지난해 208억원으로 늘어났다. 올해는 250억원 이상을 내다본다. 오는 2025년에는 1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코스닥 상장도 준비 중이다.
인스케이프는 용인에 구축 중인 신사옥에도 올 연말 입주한다. 연건평 5000㎡ 규모로 지어지는 신사옥은 풀가동할 경우 연매출 2000억원까지 가능하다. 신사옥에는 대규모 라운지와 테니스장 등 직원을 위한 복지시설도 들어선다.
김 대표는 인스케이프가 추구하는 머신비전 시대가 이제 막 열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머신비전에 인공지능(AI)을 더하면서 드디어 사람의 눈과 뇌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적인 진보가 이뤄졌다"며 "여기에 생산 가능한 인구가 줄고 검사 작업자 역시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서 머신비전에 기반한 검사장비 수요 역시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우선 2차전지와 관련해 △원소재 △재료 △캔·캡 △셀 △모듈·팩 △폐배터리에 이르는 2차전지 생태계 전체에 검사 솔루션을 제공할 것"라며 "나아가 2차전지와 반도체, 전자부품 등에서 세계 최고 검사 솔루션 전문회사로 자리매김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