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못버텨"… 은행권 부실채권 1년새 4배 늘었다

      2023.11.12 18:48   수정 : 2023.11.12 18:48기사원문

고금리를 버티지 못해 기업과 가계의 부실채권(NPL)이 크게 늘었다. 차주 수가 1년 만에 6배 이상 증가한 것은 부실이 기업에서 가계로 확산됐음을 시사한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4·4분기 은행권의 NPL 매각물량은 채권원금인 미상환 원금잔액(OPB) 기준 2조146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4995억원)의 약 4배에 달한다.

NPL은 은행 등 금융기관이 돈을 빌려주고 원금이나 이자를 3개월 이상 회수하지 못한 부실화 대출채권을 의미한다.


3·4분기 후속 물량을 합치면 2022년 5605억원에서 올해 2조4718억원으로, 1년 사이 4.4배가량 증가했다. 대유위니아그룹 계열사의 부도로 인한 NPL도 이번 매각물량에 포함됐다.

현재 NPL 투자전업사인 유암코(연합자산관리), 하나F&I, 대신F&I를 비롯해 NPL 전문 대체투자운용사인 파인트리자산운용이 참전을 예고한 상태다.

IB업계 관계자는 "대유위니아그룹 내 가전 3사(위니아·위니아전자·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의 체불임금 규모는 553억원에 달하지만 협력업체의 피해 규모는 25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에 대유위니아그룹 지주사 동강홀딩스와 계열사 스마트홀딩스가 설립한 대유몽베르조합이 소유한 대유몽베르CC 골프장을 동화그룹 엠파크에 약 3000억원에 넘기기로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대유위니아 광주공장이 신탁자산인 만큼 종업원의 임금채권 신고에도 법적으로 줄 의무가 없다. NPL 투자사 입장에선 노동자들의 집단행동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4·4분기의 차주는 2870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464명)과 비교해 약 6.2배에 해당한다. 직전 분기가 1500여명이었던 것을 고려해도 크게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에는 500~800명이었다.

특히 올해 상반기 NPL 시장에서 수도권의 상가와 공장들이 주를 이뤘다면 하반기 들어서는 가계의 위험이 본격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번 물건들은 자영업자들이 대출을 일으키면서 담보로 설정한 상가, 아파트, 빌라 등이 다수 나왔다"며 "앞으로 NPL 시장이 일반기업 담보물건 위주에서 가계의 주택 등으로 확대, 추심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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