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등석 호화 만찬 뭐길래..타이태닉 '메뉴판' 1억3000만원 낙찰

      2023.11.13 06:51   수정 : 2023.11.13 06:5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1912년 타이태닉호가 침몰하기 전 일등석 승객이 먹은 저녁 메뉴판이 경매에서 약 1억3000만원에 낙찰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1일(현지시간) 영국 경매업체 '헨리 알드리지 앤드 손'이 주관한 경매에서 1912년 4월 11일 저녁 타이태닉호 일등석 승객에게 제공된 메뉴판이 8만3000파운드(약 1억3000만원)에 팔렸다고 보도했다.

타이태닉호는 그로부터 3일 후인 1912년 4월 14일 북대서양 한복판에서 침몰했다.



매체에 따르면 당시 저녁 만찬은 타이태닉호가 아일랜드 퀸스타운을 떠나 뉴욕으로 향하던 날 진행됐다.

해당 메뉴판을 보면 굴, 연어, 소고기, 새끼 비둘기, 오리, 닭고기에 이어 쌀과 파스닙으로 만든 퓌레까지 다양한 요리가 적혀 있다.


디저트로는 빅토리아 푸딩과 아이스크림 등이 제공됐다. 빅토리아 푸딩은 밀가루, 브랜디, 사과, 체리 등 재료와 향신료를 섞어서 만든 요리다.

가로 길이 약 11cm, 세로 길이 약 16cm의 메뉴판 상단 가운데는 타이태닉호를 만든 선박회사 화이트스타라인 로고가 그려져 있다. 또 종이 곳곳에는 물에 얼룩진 흔적도 남아 있다.

이 메뉴판은 캐나다 노바스코샤 출신 역사학자 렌 스티븐슨이 소장하고 있던 1960년대 사진 앨범에서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스티븐슨이 2017년 사망한 이후 그의 딸 메리 아니타가 소지품을 정리하다 이를 발견했다고 한다.

경매업체 관리자 앤드루 알드리지는 “1500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고에서 다른 메뉴판이 살아남기는 했지만, 저녁 식사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없다”라며 “전 세계 박물관 및 타이태닉호 관련 물품 수집가와 이야기를 나눴는데 어디에서도 이와 같은 메뉴판을 찾을 수 없다더라”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승객 1500여명이 목숨을 잃은 타이태닉호에서 발견된 물건을 개인이 소장하는 데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영국 플리머스대학교 소속 해양사 부교수 해리 베넷은 특히 희생자 시신에서 수습된 것으로 추정되는 물건을 소유하는 건 '도덕성에 관한 문제'라면서 "개인이 소장하는 것보다 박물관에 있는 게 더 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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