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택지 인근 아파트값 오르나...“호재 맞지만, 장시간·토허제로 한계”
2023.11.15 15:26
수정 : 2023.11.15 15:2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정부의 신규택지 후보지 선정으로 인근 지역 집값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규모 택지에 교통 인프라, 신규 상업·업무 시설 등이 단지와 함께 조성돼 대형 개발호재로 보고 있어서다. 부동산 업계는 신규택지 후보지가 적절한 것으로 보면서도 당장 주변 시세에는 큰 영향을 주긴 어렵다고 봤다.
호재 맞지만 일부 시장만 영향
15일 국토교통부는 전국 5곳에 8만가구 규모 신규택지 후보지를 발표했다. 수도권은 △구리토평2지구(1만8500가구) △오산세교3지구(3만1000가구) △용인이동(1만6000가구) 등 3곳에 6만5500가구를 조성한다. 비수도권은 청주분평2지구(9000가구)·제주화북2지구(5500가구) 등 2곳에 1만4500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부동산 업계에선 후보지 중 상대적으로 구리, 용인의 입지경쟁력이 뛰어나 토지, 주택의 매매가 상승을 내다봤다. 오산 및 비수도권은 일부 상승효과를 예상했다. 다만, 신규 택지 인근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방침이 거래의 변수로 꼽혔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묶이면 주택의 경우 실거주 2년 의무로 갭투자가 막히기 때문이다.
구리토평2지구는 서울 한강변과 맞닿은 만큼 후보지 중 실수요자 관심을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8호선 암사역 종점에서 별내선으로 연결되는 장자호수공원역(2024년 개통예정)이 북측 350m 거리에 위치해 있다. 현재 신규택지 인근은 장자호수공원역 주변의 구축이 시세를 견인하고 있다. 향후 지하철 개통 호재 등으로 매매거래는 드문 상황이다. 올해 토평동에서 거래가 가장 많은 단지는 한일베라체아파트(9건), 토평마을e편한세상 (8건)이다. 이 단지 전용 84㎡는 지난달 9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오산세교3지구는 기존 신도시인 오산세교1·2지구와 붙어있다. 오산세교1지구(약 2만9000가구)는 2001년 택지지구로 지정돼 2018년 마지막 민간 분양인 오산더샵센트럴이 공급돼 조성이 완료됐다. 오산세교2지구(약 1만8000가구)는 2021년부터 본격적인 분양으로 내년부터 입주가 시작된다. 이 때문에 공급량이 충분한 상황이다. 내년 5월 입주 예정인 오산세교한양수자인 전용 59㎡는 이달 2억3692만원에 분양권이 거래됐다. 직방에 따르면 일반분양가 약 3억5000만원에 비해 1억1000만원 가량 마이너스피가 붙어 거래됐다.
용인이동지구는 올해 3월 용인첨단반도체국가산단과 연접한 곳이다. 개발 호재에 따른 가치 상승이 선 반영됐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반도체클러스터 유일 대단지인 e편한세상용인한숲시티5단지 전용 84㎡의 실거래가는 올해 1월 3억원대에서 현재는 4억 중반까지 올랐다. 다만, 호가 상승으로 거래량이 줄고 있다. 황규석 비전법률경매 대표는 "투자자 입장에서 용인 시세는 이미 호재가 반영됐다. 호가가 높아져 당장 거래가 발생하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2027년 첫 사전청약...대선이 변수
전문가들은 5곳 후보지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수도권 내집마련 수요는 여전한 상황에서 기존 매매시장으로 쏠리는 주택수요를 분양시장으로 일부 분산하는 심리적 효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택지에 자족기능이 안착하기 위해선 반도체 클러스터 및 유니콘팩토리 등 민간 기업들의 입주의향 및 부응이 사전에 전제돼야한다"고 조언했다.
청주 및 제주 신규택지 입지에 대해서도 '적절하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청주는 산업단지 신설 및 증설로 주택 수요가 늘고 있어 이번 택지개발 계획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제주는 미래에는 신도시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 이번 공공택지 발표는 적기로 보인다. 제주 특화 벤처 등 관련 산업과 시너지를 내는 방향도 고민해 볼만 하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변수로 대선을 꼽았다. 최초 사전청약 시점인 2027년에 대선이 있어 공급 시기가 조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연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