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민주 '학생인권조례 폐지안' 전격 상정키로..국힘 17일 의총 시의회 정상화 '중대고비'

      2023.11.16 17:34   수정 : 2023.11.16 18: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서울시의회 예결위원장 인선을 놓고 여야간 첨예한 갈등을 이어가면서 시의회 정상화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측이 협상의 주요 쟁점이었던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을 오는 21일 시의회 교육위에 상정키로 해 주목된다.

당초 민주당은 '민주당 출신 예결위원장 인선' 약속 이행을 폐지안 상정의 조건으로 내걸었지만, 시의회 파행·운영이 장기화되자 최근 '대승적' 차원에서 폐지안 전격 상정·처리로 입장을 급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17일 열리는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시의회 정상화 여부가 최종 판가름날 전망이다.



하지만 시의회 일각에선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이 서울시의회를 통과한다 해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 민주당의 이 같은 결정은 '보여주기식 양보'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16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본회의 시정질문이 열리는 17일 의원총회를 열어 예결위원장직을 당초 약속대로 민주당측에 넘길 지 여부를 결정한다.


국민의힘은 당초 지난 10일 의총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고(故) 박환희 운영위원장의 부고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정을 미뤘다.

의총의 핵심 안건은 2024년도 서울시의회 예결위원장직을 당초 약속대로 민주당 측에 양보하느냐 여부다.

당초 여야는 2024년도 예결위원장 자리를 민주당에서 맡기로 합의했지만, 지난 9월 여당이 돌연 예결위원장 선임을 거부했다. 민주당이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을 처리하는 데 협조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로 인해 시의회는 내년도 서울시 예산안 등 핵심 의제가 수두룩한 상황에서 민생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급기야 11월 본회의와 행정사무감사 등을 앞두고도 파행이 이어지자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은 이달 1일 양당 원내대표와 부의장들을 모아 △민주당 의원 예결위원장 선임 △학생인권조례 폐지안 상정 △국민의힘 교육위 의원 고소 취하 △인권권익특위 정상화 등의 내용을 담은 합의안을 도출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의원 중 일부 강경파는 이 같은 합의안에 반발했고, 반대 의견이 내부적으로 커지면서 결국 여당은 의총을 통해 최종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결국 여당 의총에 앞서 민주당 측이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을 21일 상정키로 하면서 시의회 정상화의 '공'은 국민의힘으로 넘어갔다.

의회 일각에선 민주당이 대승적 차원에서 양보안을 제시한 만큼 국민의힘이 예결위원장직을 고집할 수 없어 민주당의 제안을 수용, 시의회 정상화에 협조를 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하지만 여당내 일부 강경파 의원들의 여전한 반대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 예산 챙기기 등을 위해선 예결위원장직을 민주당에 양보할 가능성이 적다는 비관적 전망도 병존한다.

이와 함께 여권 내부에선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이 서울시의회를 통과하더라도 진보성향의 조희연 교육감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과 △일부 여당 강성 의원들이 '예결위원장 절대 사수'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시의회 정상화까지는 극심한 진통이 지속될 것이란 의견마저 나온다.

이런 가운데 다른 쟁점인 교육위 소속 국민의힘 시의원 3명을 상대로 한 민주당의 고소 취하여부도 국민의힘에서 문제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고소건의 경우 여당 의원들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없었기 때문에 아직 취하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폐지안 상정 처리 제안에 대해 국민의힘이 17일 의총을 통해서 어떤 답을 내놓을 지 여부에 따라 시의회 정상화 물꼬가 트일 수도, 대립이 심화될 수도 있는 중대고비가 될 전망이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