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에 먼저 손내민 애플, 생산확대로 화답한 GM..세일즈 외교 '청신호'
2023.11.16 16:46
수정 : 2023.11.16 16:46기사원문
【샌프란시스코(미국)=김학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일정 첫날인 15일(현지시간) 글로벌 주요 기업 경영진들과의 만남으로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와 한국 투자 확대에 대한 청신호가 커졌다.
특히 글로벌 최대 ICT(정보통신기술) 기업인 애플은 윤 대통령의 APEC 방문 시점에 맞춰 접견을 요청했고, 팀 쿡 CEO(최고경영자)는 한국과의 인연까지 언급하면서 한국에 대한 협력과 투자 의지를 내비쳤다.
미국 빅3 자동차 업체 중 하나인 제너럴모터스(GM)의 실판 아민 수석부회장은 윤 대통령의 외국계 기업에 대한 과감한 규제 개선으로 한국에서의 기업활동에 자신감이 생겼다는 메시지와 함께 한국에서의 생산량 확대 방침을 밝혀, 향후 투자 확대가 가시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주요 글로벌 기업들과의 접촉으로 세일즈 외교를 펼친 윤 대통령은 이날 APEC CEO 서밋 기조연설에선 APEC에서의 연결성 강화를 외치면서 안정화된 공급망 구축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먼저 접견 요청한 애플, 韓기업 역할 인정
윤 대통령과 처음 접견한 쿡 CEO는 부친이 한국전에 참전했던 참전 용사임을 밝히면서 "부친이 한국에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계셨다"고 말하면서 친한(親韓) 메시지를 전했다.
윤 대통령에게 먼저 접견을 요청한 쿡 CEO는 "한국의 협력업체와 한국 정부의 도움이 없었다면 애플이 현재의 위치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라며 한국 부품기업들과 협력을 앞으로도 공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세계 매출 1위를 기록중인 세계 최대의 ICT 기업인 애플로선 애플 생태계의 한 축인 스마트 기기의 제조에 있어 국내 부품 기업들의 역할을 인정한 것이다.
이날 접견에 배석했던 최상목 경제수석은 현지 브리핑에서 "현재 200개 이상 국내 기업들이 애플과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고, 애플이 구매하는 부품의 30%를 국내 기업이 공급하고 있다"면서 "이는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중으로 이번 쿡 CEO와의 접견은 애플과 한국의 부품기업 간 공급망, 협력 체계를 견고히 하는 자리가 됐다"고 설명했다.
애플과 거래하는 한국의 중소·중견기업과의 공급망 협력이 중요해진 시점에서, 쿡 CEO가 감사 인사를 표하는 동시에 협력 확대 계획을 밝힌 것에 윤 대통령이 지원 의사로 화답한 것만으로도 이날 접견에서의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GM "韓 규제개혁 덕에 자신감 생겨"
APEC CEO 서밋 행사에서 사전환담에선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의 실제 규제개혁에 호평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아민 GM 수석부회장은 "한국 정부의 과감한 규제 개혁과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제도 개선으로 한국에서의 기업 활동에 자신감이 생긴다"면서 "지난 30년간 파트너십에 이어 앞으로도 한국 생산을 계속 늘려나가겠다"고 밝혔다.
알프레드 켈리 비자 회장은 한국과 오랜 세월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했음을 언급하면서 "앞으로 특히 소상공인 금융 서비스의 디지털화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고, "윤 대통령 취임 이후 한미일 3국 간 교류 협력이 과거와 완전히 달라진 것을 곳곳에서 체감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고 최 수석은 전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뒤 한미, 한일 관계 개선과 한미일 협력으로 확대되는 분위기가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과 협업하는데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으로 최 수석은 "이러한 분위기는 우리한테 좋은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주요 기업들의 한국에 대한 투자 의지를 확인한 윤 대통령은 APEC CEO 서밋 기조연설에선 '교역, 투자 및 공급망의 연결성 강화'를 제시, "이제 역내 공급망의 연결성 강화를 위한 보다 선제적이면서도 체계적인 대응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해, 보다 강화된 공급망 안정화 대응책 마련을 촉구했다.
공급망 리스크가 국가 차원에선 안보의 문제이자, 기업 차원에선 생존의 문제라고 경고한 윤 대통령은 "APEC 회원국과 역내 기업들이 공급망 대응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방안을 강구하고 조기경보시스템 구축 등 과거 위기에서 축적한 경험을 서로 공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