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채 시장 수급 부담에 조기 폐장... 돈 급한 기업들 사모채로 눈돌린다

      2023.11.16 18:14   수정 : 2023.11.16 18:14기사원문
공모 회사채 발행시장에 조기 폐장 분위기가 감도는 가운데 일부 기업은 사모채 시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모습이다. 특수채, 우량채가 '유동성 잡아먹는 하마' 역할을 하면서 공모 시장에서 크레딧물에 대한 경계감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공모 회사채 발행시장에서는 CJ CGV, 삼양홀딩스 공모채 발행이 사실상 막차가 될 가능성이 크다.

CJ CGV와 삼양홀딩스의 수요예측은 이달 21~22일로 예상된다.

사모채 시장에서는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간간이 이어지고 있다.
이마트24는 이달 15일 사모채 시장에서 6개월물과 1년물 총 200억원어치를 찍었다. 표면금리는 연 7.0%에서 결정됐다. 지난달 12일 발행한 2년물 금리(연 6.2%)보다 조달금리가 다소 올라갔다.

현대엘엔지해운은 2년 5개월여 만에 회사채 시장을 다시 찾았다. 이달 15일 발행한 1년물 사모채(150억원)의 금리는 연 6.7%다. 2021년 5월 발행한 프라이머리 담보부증권(P-CBO)의 금리가 연 2.156%였던 것을 감안하면 조달비용이 3배 이상 뛰었다.

SK그룹 계열사 SK피아이씨글로벌은 지난 3일과 14일 두 차례에 걸쳐 사모 시장에서 첫 회사채를 발행했다. 2년물 총 300억원 규모로 표면금리는 연 6.4% 수준이다. 호텔롯데도 이달 10일 사모채 2년물 1100억원어치를 연 4.952%에 발행했다.

공모 시장에서의 사전청약에 부담을 느낀 기업들이 급한대로 사모채 시장을 찾고 있다. 공모채 시장에서는 수급 부담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공모채 시장에서 특수채, 은행채 등 초우량채가 자금의 블랙홀 역할을 하면서 비우량채의 경우 성공적인 수요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정윤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치를 하회함에 따라 추가 금리인상 경계감이 완화됐다"며 "대내외 금리가 하락하면서 크레딧물도 짓눌렸던 투자심리가 일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10월 크레딧 약세가 이끌었던 초우량물 발행 이슈와 여전채를 중심으로 지속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해소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특수채 만기물량은 내년 상반기에만 28조9000억원가량이 예정돼 있다. 은행채도 79조1000억원 만기를 맞는다.


정 연구원은 "초우량물 수급 부담은 아직 존재한다"면서 "부동산 PF도 만기 연장을 통해 부실 인식이 지연되고 있으나 리스크는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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