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출신 첫 은행연합회장… 상생금융 등 과제 맡아
2023.11.16 18:16
수정 : 2023.11.16 18:16기사원문
은행연합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16일 제3차 회의를 열고 조 전 회장을 제15대 은행연합회장 단독 후보로 선정하고 만장일치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4대금융 출신 첫 은행연합회장
이에 따라 4대 금융지주 회장 출신으로는 첫 은행연합회장이 탄생하게 됐다. 역대 은행연합회장을 살펴보면 14명 중 10명이 관료 출신이었다.
은행권에서는 그간 은행연합회가 이익단체임에도 불구하고 소위 관료 출신의 낙하산 인사가 다수였다는 점에서 민간 출신 회장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앞서 금융노조는 성명서를 내고 관료 출신인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윤석열 대선캠프에서 금융산업지원본부장을 맡았던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의 은행연합회장 선임에 반대한 바 있다.
다만 금융당국과 더불어 정치권의 은행권 압박이 계속되는 상황이라 차기 회장의 어깨는 무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잇단 비판 발언 이후 은행권은 금융당국과 '상생 금융' 논의를 진행 중인 데다가 최근 야당은 초과 이익의 40%까지도 부담금을 징수하는 '횡재세'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조 내정자는 이와 관련해 "업권을 둘러싼 환경이 쉽지 않은 만큼 기쁘기보다는 여러 가지로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이) 고통을 분담하면서 어떻게 사회와 상생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훌륭한 리더십을 갖춘 은행장들이 있으니 함께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도 이날 회추위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지난 3년 동안 금융 소비자들과 관계라든지, 금융 규제, 소비자 보호나 상생 문제도 신경을 많이 썼는데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점에서 마음이 무겁다"며 "여러 비판이 있지만 중립적인 입장에서 은행의 기능을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행원 출신 CEO' 신화 주인공
조 내정자는 신한금융 최초의 행원 출신의 행장이자 회장으로 은행권에서는 입지전적 인물로 통한다.
1957년생인 조 내정자는 대전고,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후 1984년 신한은행에 입사했다. 이후 뉴욕지점장, 글로벌사업그룹과 경영지원그룹 전무, 은행 리테일 부문장 겸 영업추진그룹 부행장을 거쳤다. 2013년에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을 맡다가 2015년에는 신한은행장으로 다시 은행에 복귀했다. 2017년 3월부터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맡다가 올해 3월 회장직에서 용퇴했다.
조 내정자는 소통을 중시하는 따뜻한 리더로 평가받는다. 예고 없이 지점을 방문하고 신입 직원들과도 소탈하게 잘 어울린다고 전해진다. 이 때문에 조 회장의 별명은 삼촌을 의미하는 '엉클(Uncle) 조'다
재임 시절 신한금융을 업계 선두로 올려놓는 등 성과로 당초 3연임이 무난하게 점쳐졌으나 지난해 12월 회추위 면접 이후 갑작스럽게 용퇴를 선언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외압 영향이라는 의혹이 불거졌으나 금융당국 기조에 따랐던 만큼 정부와 무난한 소통이 예상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그의 용퇴를 두고 "존경스럽다"고 평가한 바 있다.
한편 은행연합회는 오는 27일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사원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23개 은행연합회 회원사 의결을 거치면 조 내정자가 차기 은행연합회장으로 최종 선임된다.
seung@fnnews.com 이승연 박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