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전 선발은 대한민국 원탑 좌완의 상징 … ‘칼 갈은’ 이의리, 日 상대 포효할까

      2023.11.17 08:33   수정 : 2023.11.17 12:5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이의리가 일본전 선발이라는 엄청난 특명을 부여받았다. 모든 경기가 중요하지만, 일본전은 다르다. 한일전이 갖는 의미가 대단히 강하다.



한국에서는 정민태 같은 최고의 우완 투수들이 대만전을 맡았고, 최고의 좌완들이 일본전을 맡았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늘 그렇게 상대들을 이겨왔다.
역대로 일본전 선발은 김광현, 구대성, 봉중근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 좌완의 상징같은 것이다

'대한민국 원탑 좌완 신예' 이의리가 AG 탈락의 아픔 딛고 일본전 선발을 명 받았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일본에 좌타자가 많은 특성을 고려해 왼손 선발 이의리를 내세웠다. 일본 야수 14명 가운데 8명이 왼손 타자다.


이의리는 2023시즌 28경기에 선발 등판해 131⅔이닝을 소화하며 11승 7패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했다. 데뷔 이래 KBO 성적은 25승 22패 평균자책점 3.83이다. 2021년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한 이의리는 1982년 프로야구 원년 멤버인 타이거즈가 배출한 '첫 투수 신인왕' 출신이다.

이의리 개인으로서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여정에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을 털어낼 기회이기도 하다. 이의리는 당초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했었으나 9월 초 왼손 중지 물집 증세로 흔들리자 소집 훈련을 하루 앞두고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그 이후 엄청난 호투로 등판할 때 마다 KIA의 승리를 이끌었다. 실제로 AG 이후 이의리가 등판한 4경기에서 KIA는 전승을 거두었다. 또한, 첫 경기 NC전에서는 완봉승이 나올뻔 하기도 했다.

이의리는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평균 150km를 던질 수 있는 선발 자원이다. 이의리 외에도 이정도로 빠르고 강한 공을 던지면서 길게 던질 수 있는 좌완 투수가 없다. 100구가 넘어도 150km이상을 던질 수 있는 투수 자체가 희소하다. 따라서 죽으나 사나 이의리는 일본전 킬러가 되어야 하는 투수다.





일본도 왼손 스미다 지히로(24·세이부 라이언스)를 선발로 내세울 전망이다. 일본 대학 최고 투수로 평가받는 스미다는 2022년 드래프트 1순위로 세이부에 입단했다. 2022년 3월 26일에는 오릭스 버펄로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1피안타 무실점 역투로 '데뷔전 선발승'의 기쁨을 누렸다.

하지만, 이후 지독한 불운에 시달리며 2022년 4월 2일부터 2023년 4월 12일까지 세이부 구단 역사상 불명예 최다인 12연패를 당했다. 첫 시즌 스미다의 1군 성적은 1승 10패 평균자책점 3.75였다. 2023시즌 스미다는 9승 10패 평균자책점 3.44를 올렸고, APBC 일본 대표팀에 승선했다.

스미다는 시속 150㎞의 빠른 공을 던지고,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등 변화구, 컷 패스트볼, 투심 패스트볼 등 변형 직구도 갖췄다. 특히 체인지업의 구위가 뛰어나 '우타자에 강한 좌투수'로 평가받는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11월 16일 호주전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이의리는 우리나라 최고의 좌완 투수다. 제구가 잘 되면 (일본 타선을) 잘 막아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구만 잘되면 이의리가 충분히 일본 타자들을 잡아낼 수 있다며 그를 집중적으로 관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만전 첫 경기 패배 이후에도 문동주를 꾸준히 중용하며 대표팀의 1선발로 만들어냈다.

과연, 이번 대표팀에서 이의리를 일본 킬러로 키워내며 또 하나의 좌청룡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이의리가 이번 대표팀에서 일본을 상대로 멋진 투구를 펼친다면 이의리의 가슴에 있는 응어리도 상당부분 풀어낼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이의리의 성장에도 그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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