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재선, 이스라엘·우크라·중국 등 외국 변수에 막히나
2023.11.19 06:38
수정 : 2023.11.19 06:38기사원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내년 대통령 재선이 외국 변수에 막힐지 모른다는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얼어붙은 양국 관계 해빙의 단초를 마련하기는 했지만 양국 관계는 여전히 살얼음판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단기전 예상을 깨고 2년 가까이 끌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 여기에 지난달 시작된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으로 곤혹스러운 처지가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과 살얼음판 관계, 이스라엘, 우크라이나 전쟁 등 외부 갈등이 고조되면서 바이든 캠프의 대선전략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중 양국 정상회담에서도 핵심 의제 가운데 하나가 됐다.
상원 외교외원장 출신으로 미 외교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바이든은 자신의 수십년 외교분야 경력을 바탕으로 미국이 주도해 국제 평화를 지키겠다고 강조해왔지만 실상은 전례없는 대규모 지역 분쟁 2개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바이든은 자신이 그나마 외교중재자로 충실히 역할을 해 갈등이 이정도로 제한하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미 유권자들의 평가는 다르다.
미 유권자들은 미국이 갈등에 휘말려 중동과 우크라이나에 돈과 무기를 지원해 재정적자를 키우고 있다고 불평하고 있다.
이들은 미국이 그렇게 돈을 퍼붓고 있지만 국제질서를 장악하는데는 실패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달 CNN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단 36%만이 바이든을 '실질적인 국제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바이든은 미국에서 수천km 떨어진 곳에서 벌어지는 일도 미국에 연관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약해지고 있다는 조짐이 나타나면 러시아가 곧바로 유럽 국가들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그렇게 되면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미군이 전쟁에 휘말릴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또 중동지역, 특히 이란과 갈등이 확산되면 미국이 중동전에 개입해야 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하며 이스라엘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WSJ 설문조사에서는 많은 유권자들이 이스라엘을 지지하지만 미국이 개입하는 것은 반대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과 바이든 주요 지지층인 청년들은 하마스 공격 이후 이스라엘의 대응에 대해 바이든이 전폭적으로 지지한 것이 잘못이라고 판단하고 있어 바이든에 상당한 악재가 되고 있다.
중국과 갈등도 바이든을 괴롭히는 악재다.
안보를 이유로 고성능 반도체, 장비 중국 수출을 차단해 중국의 반도체, 인공지능(AI) 굴기를 견제하고 있지만 이는 미 기업들에도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
엔비디아가 지난해 상무부 수출규제를 피해 성능을 낮춰 내놓은 H800, A800 반도체가 지난달 추가 규제 대상이 됐고, 이때문에 엔비디아를 비롯해 관련 종목들 주가가 급락했다. 엔비디아가 내년치를 앞당겨 올해 수출하려다 포기한 수출규모만 50억달러에 이른다.
마이크론테크놀러지, 인텔 등 중국에 반도체를 수출하는 업체들도 된서리를 맞았다.
탄탄한 미 국내 경제를 바이든의 공으로 돌리는데 인색한 유권자들이 외교에서도 고전하고 있는 바이든에게 내년 대선에서 등을 돌릴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