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혈주의, 뭣이 중헌디?"..삼성-LG, 출신 안가린다
2023.11.20 06:00
수정 : 2023.11.20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초격차' 기술이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로 접어든 가운데, 대기업을 중심으로 '순혈주의' 타파 바람이 불고 있다. '전자업계 양강'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우수인재라면 경쟁사 출신도 적극적으로 영입하는 등 외부인재 수혈에 전사 에너지를 집중하고 있다.
20일 재계와 LG전자 3·4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는 김민철 하만인터내셔널 부사장을 비디오·비디오(AV) 사업담당 상무로 영입했다.
김 상무는 2004년 LG전자에 입사해 서아프리카, 중동, 아시아 지역 영업과 말레이시아법인의 생활가전(HA) 담당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가전회사인 일렉트로룩스와 미디어그룹을 거쳐 지난해부터 삼성전자의 자회사인 하만인터내셔널에서 포터블 오디오 사업을 담당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LG전자의 영입을 두고 현재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와 카오디오 분야 업계 1위인 하만 출신의 영입으로 글로벌 전장 기업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구광모 회장 취임해인 2019년을 기준으로 최근 5년간 LG전자는 다양한 인재들을 외부에서 수혈했다. LG전자의 3·4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월30일 기준 LG전자 소속 임원은 303명으로 이중 LG전자 및 관계사 외 외부 출신인사는 17명으로 파악됐다. 최근 5년 내 영입인사로는 은석현 VS사업본부장(2019·보쉬), 장진혁 한국온라인그룹장(2020·SK플래닛 11번가), 조병하 HE플랫폼사업담당(2022·삼성전자), 황성걸 디자인경영센터장(2020·홍익대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남혜성 홈뷰티사업담당(2022·삼양사), 오혜원 TV해외영업그룹 상무(2022·제일기획), 이민 HE사업본부 CX담당(2021·삼성전자), 이성진 렌탈케어링영업담당 상무(2021·SK매직) 등이 있다.
삼성전자도 구글·텍사스인스트루먼트·IBM·LG 등 다양한 기업에서 외부인재를 수혈했다. 삼성전자는 3·4분기 구글 자율주행차의 프로토타입(원형)을 디자인한 안유정 헤드를 디자인경영센터 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안 부사장은 LG전자에서 TV 등 가전제품 디자인을 담당하다 2006년 모토롤라로 옮겨 휴대전화 디자인을 담당했다. 이후 2012년 구글X로 옮겨 자율주행차를 디자인을 시작했으며 이후 최근까지 알파벳(구글 모회사)의 자율주행차 자회사인 웨이모에서 자율주행차를 디자인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병철 창업 회장과 이건희 선대 회장부터 이어진 '인재제일' 경영철학을 계승해 우수 인재 확보에 공을 들였다. 이 회장이 내세운 뉴삼성 경영철학 한 축인 '기술경영' 역시 좋은 인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대만 TSMC 출신 엔지니어 린준청으르 부사장으로 영입하기도 했으며 엔비디아 자율주행 로봇 전문가인 권정현씨를 상무로 임명한 것이 그 예다. 업계 관계자는 "초격차 기술 확보가 곧 기업의 생사와 직결되는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출신, 성별, 연공서열 등을 파괴한 인사와 영입사례는 앞으로 계속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