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봤어? 이게 진짜 한국야구" 팀 코리아, NPB 1군급 日 상대로 APBC 초접전 준우승

      2023.11.19 22:09   수정 : 2023.11.19 23:2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전상일 기자]"이게 진짜 한국야구다."

정말 잘 싸웠다. 대한민국의 젊은 대표팀이 NPB 1군급 멤버가 다수 포함된 일본 대표팀을 상대로 초접전을 펼쳤지만 1%가 부족해서 아쉽게 패했다.

2경기 연속 1점차 패배다. 올해 3월만해도 나락으로 향했던 한국야구를 젊은 대표팀이 구해냈다.


최근 8년간 펼쳐진 한일전 중에서 가장 치열한 경기였고, 한국의 자존심을 한껏 드높일만한 경기이기도 했다. 그리고 앞으로 이 선수들이 주축이 될 아시안게임과 WBC, 프리미어12 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에도 충분했다.


대한민국은 19일 오후 6시 도쿄돔에서 펼쳐진 APBC 결승전에서 승부치기 끝에 일본에게 3-4로 패했다.

대한민국은 예고한대로 곽빈(두산)이 선발로 출격했고, 일본은 시즌 133이닝 10승 5패 2.30 130K를 기록한 와일드카드 이마이 타츠야(세이부)가 선발 출격했다. 1회에는 양 팀 선수의 출발이 비슷했다. 한국과 일본은 각각 2사후 윤동희(롯데)와 모리시타 쇼타(한신)가 2사 후 안타를 때려냈지만 득점을 올리지는 못했다. 찬스는 일본이 2회에 먼저 잡았다. 1사 후 6번타자 만나미 츄세이(니혼햄)가 곽빈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담장을 맞히는 2루타를 때려냈다.

그리고 8번 사토 데루야키(한신), 9번 오키바야시(한신)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2사 만루의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1번 후지와라 교타(지바롯데)를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큰 위기를 넘겼다.


위기를 넘기자마자 3회초 대한민국에게 찬스가 왔다. 대한민국은 김혜성이 볼넷으로 출루했고, 2번 김도영의 번트를 1루수 마키 슈고(요코하마)가 더듬으며 무사 12루의 찬스를 맞이했다. 그리고 노시환의 한 방이 터졌다. 노시환이 이마이의 초구 변화구를 받아쳐 좌중간을 갈랐다. 발빠른 주자인 김혜성(키움)과 김도영(KIA)이 무난히 홈으로 들어왔다. 이번 대회 일본의 3실점째였다.

일본은 이번 대회 한국전 외에는 단 1실점도 하지 않는 특급 마운드를 구성하고 있었다. 일본은 이번 대회 한국전 외에는 단 1실점도 없었다. NPB 33세이브의 타쿠치 카즈토(야쿠르트)가 김휘집(키움)에게 홈런을 허용하며 1실점, 10승 이마이 타츠야가 노시환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2실점을 했다. 분위기가 완전히 한국쪽으로 넘어오는 상황이었다.




곽빈은 3회에도 2사 12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만나미를 바깥쪽 슬라이더로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4회에도 곽빈의 역투는 이어졌다. 곽빈은 4회 세타자(가도와키, 사토, 후지와라)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며 포효했다. 일본도 득점을 했다. 그동안 부진했던 마키 슈고가 5회 곽빈의 커브를 받아쳐 좌월 솔로홈런을 때려내며 따라붙었다. 6회에는 만나미의 2루타로 만든 1사 3루에서 사토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만들었다.

2-2 상황에서 구원 맞대결의 서막이 올랐다. 일본은 5회부터 좌완 네모토(니혼햄)-기리시키(한신)-타쿠치가 올라왔다. 한국은 6회부터 최승용(두산)-최준용(롯데)-최지민(KIA)를 내세웠다. 경기는 9회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2-2상황에서 연장 승부치기로 접어들었다.


연장승부치기에서 소중한 1점이 나왔다. 2사 3루 상황에서 윤동희의 중전적시타가 나왔다. 3-2로 역전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10회말을 막아내지 못했다. 10회말 마운드는 정해영이 이어받았다. 정해영은 승부치기 상황에서 맞은 1사 만루 상황에서 사카쿠라에게 중견수쪽 큼지막한 희생플라이를 허용했고, 만나미 츄세이를 거르고 맞이한 2사 만루상황에서 가도와키에게 3루수 옆을 빠져나가는 끝내기 안타를 허용했다.


분명, 아쉬운 패배였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대한민국에게 많은 것을 안겨줬다. 일단, NPB 1군급 멤버들이 다수 포함된 일본을 상대로 2경기 연속 1점차 승부를 이어갔다. 거기에 노시환은 이번 대회 MVP급 맹활약으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4번타자의 탄생을 예고했다. 일본 최고급 타자 마키 슈고보다 나은 모습을 보였다.

최지민은 국대 셋업맨으로도 손색없는 활약을 펼쳤다.
김혜성과 김주원 키스톤 콤비는 일본을 압도했고, 윤동희도 확실한 외야 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대한민국의 젊은 대표팀은 항저우에 이어서 이번 APBC에서도 그 강력함을 만천하에 과시하며 한국야구가 확실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음을 증명했다.
2023년 한국야구의 시작은 매우 아쉬웠지만, 그 마지막은 결코 아쉽지 않았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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