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엔=860원대’ 역대급 엔저에 일학개미 방긋

      2023.11.20 18:40   수정 : 2023.11.20 18:40기사원문
일본 엔화가 역대급 저점을 이어가면서 일본주식을 사들이는 이른바 '일학개미'가 늘고 있다. 환율 효과로 일본 기업의 매력도가 높아진 데다 엔화가 오를 경우 환차익을 노려볼 수 있다는 인식이 확대된 영향이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이달 국내 투자자들의 일본주식 보관금액은 34억3529만달러(약 4조453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32억4942만달러) 대비 5.72%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해 11월(26억707만달러)과 비교하면 무려 31%가 늘었다.


올해 초 28억4397만달러에서 8월 34억3649만달러까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던 일본주식 보관액은 9월(33억1556만달러), 10월(32억4942만달러) 감소세를 보이다가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원·엔 환율이 860원선까지 떨어지면서 환차익을 노린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역대급 엔저에 일본기업들이 환율 효과를 톡톡히 누리면서 호실적을 내고 있는 점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지난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시장에 상장한 1020개 기업의 2023 회계연도( 2023년 4월~2024년 3월) 순이익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전년 대비 13% 증가한 43조4397억엔으로 집계됐다.

일본기업들의 호실적에 일학개미들도 쏠쏠한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최근 1개월 간 일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화낙·닌텐도·다케다제약·키엔스·도요타 등 5개 종목(ETF 제외) 가운데 4개 종목은 플러스 수익을 냈다. 이들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6.78%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3.30%)의 2배였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공장자동화기업 키엔스다. 키엔스는 최근 1개월 간 주가가 14.18% 올랐다. 이어 닌텐도(11.46%), 도요타(6.22%), 화낙(5.78%) 순이었다. 다케다제약은 3.72%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1·4분기까지 엔화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정부가 통화 긴축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이미 이를 시장이 반영하고 있어 일본증시가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일본증시가 좋았던 가장 큰 이유는 연초부터 이어지는 엔화 약세"라며 "일본이 긴축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시장이 이를 이미 반영하고 있고, 엔화 약세 둔화가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나타날 수 있어 일본증시는 안정기를 거쳐 완만한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긴축이 예고된 만큼 일본주식에 대한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본정부의 통화 긴축 행보에도 엔화는 역대급 저점을 이어가고 있다"며 "시장이 이를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걸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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