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펫보험 시장 성장 가능성 충분... 소비자, 가격보다 부가가치에 민감"

      2023.11.20 18:55   수정 : 2023.11.20 18:55기사원문
"한국의 반려견·반려묘 개체수는 700~800만으로 매우 많기 때문에 펫보험만 잘 운영해도 보험 회사가 먹고살기에 충분합니다. 미국, 일본처럼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습니다."

알렉스 렁 원디그리그룹(홍콩 디지털종합보험사) 공동창업자는 지난 8일 파이낸셜뉴스와 보험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제16회 국제보험산업심포지엄에서 강연자로 나선 뒤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 펫보험 산업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며 이같이 밝혔다.



우선, 렁 공동창업자는 삼성화재가 스마트폰으로 반려동물 건강관리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펫 산업과 헬스케어를 접목해 펫보험 산업을 확대하려는 시도에 대해 "반려인들은 기본적으로 반려동물의 의료 서비스나 복지, 행복에 큰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으로 펫보험을 판매하며 부가가치를 제공하는 것은 굉장히 좋은 움직임"이라고 호평했다. 이어 "홍콩에서 창업 후 저가 펫보험 상품을 출시했을 때 아무도 가입하지 않았는데, 이는 반려인들이 보험상품의 가격(보험료)이 아닌 가치에 민감하기 때문"이라면서 "기본 가치에 더해 부가가치 서비스를 제공하면 차별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현재 한국 펫보험 가입률은 0.9% 수준이다. 그러나 렁 공동창업자에 따르면 원디그리가 홍콩 펫보험 시장에 진입하기 전 홍콩 펫보험 가입률 역시 1%보다 낮았고, 반려동물 개체수는 50만에 불과했다. 홍콩 시장에서는 펫보험이 생명보험·건강보험 등 타 상품에 비해 보험료가 낮아 고객에게 보험 모델을 제시하는 에이전트들이 펫보험을 권하지 않았고, 이에 고객들이 펫보험을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렁 공동창업자는 "3년에 걸쳐 가입률을 5%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던 건 반려동물 커뮤니티를 통해 타깃 고객층을 선정 후 펫보험에 대한 인지도를 높였기 때문"이라며 "동물병원·이커머스 시장·동물 구조 단체들과 합심해 펫보험 생태계를 구축하고, 기술적 측면보다는 브랜딩과 마케팅에 힘썼다"고 설명했다. 또 "짧은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반려인들에게 펫 케어 및 펫보험의 중요성을 알리려 시도하는 등 감정적으로 접근한 것이 펫보험의 안착에 크게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렁 공동창업자에 따르면 현재 홍콩 반려인의 대다수는 현지의 높은 부동산 가격을 감당할 수 있을 만큼 풍족한 계층이다.
반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문화가 보편화된 한국의 경우 서민들도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이에 렁 공동창업자는 "모든 상황을 포괄적으로 아우르는 고가의 프리미엄 상품을 감당하기 힘든 일반·저소득층 반려인의 니즈도 고려한 상품 라인업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렁 공동창업자는 "부동산 보험에서 시작해 펫보험으로 시장을 확장해 나가는 미국·유럽과 시작점은 다르지만 비슷한 전략으로 움직이는 상황"이라며 "한국의 경우 반려동물 개체수가 많기 때문에 펫보험에만 집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