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리스크의 일상화... 기업 10곳 중 6곳 "대안 마련"
2023.11.21 11:23
수정 : 2023.11.21 11:2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공급망 리스크가 일상화·장기화되며 조달 다변화를 준비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원자재·부품을 해외에서 조달하는 제조기업 302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업 10곳 중 6곳(60.3%)이 "현재 수입 중인 원자재·부품을 대체하는 방안을 마련했거나 검토 중"이라고 응답했다고 21일 밝혔다. 기업의 18.0%는 "이미 대책을 마련했다"고 답했고, 42.3%는 "대책을 검토 중"이라고 응답했다.
수입 공급망 대책을 마련했거나 검토 중인 기업은 2년 전 조사에서는 45.5%였지만, 2년 사이에 60.3%로 증가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전쟁과 보호무역주의 등 공급망 리스크가 장기화되면서 원자재와 부품의 안정적 조달체계를 갖추는데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공급망 대책은 해외 거래처 다변화였다. 구체적 대처 방안을 묻는 질문에 34.7%는 "신규 해외거래처로 공급망 확대"라고 답했다. 이어 △수입 원자재·부품의 국내 조달(25.7%) △기존 해외거래처를 안정적 국가나 기업으로 변경(8.7%) △수입 원자재·부품 자체 생산(4.0%) 순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해외발 공급망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근본적 해결책은 원자재와 부품의 국내 자급률을 높이는 것"이라며 "핵심 부품과 소재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R&D) 전략과 지원책을 중장기 관점에서 마련해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사에 따르면 올해 공급망 이슈로 피해를 경험한 주요 이슈는 '러-우 전쟁(45.7%)'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코로나 여파 지속(31.0%) △미중 무역 갈등(28.4%) △환경·탄소중립 규제(11.2%) △이스라엘-하마스 전장(7.8%) 순이다.
다만 공급망 피해가 국지적 이슈로 발생하며 피해를 경험한 기업의 비중은 2년 전(67.0%)보다 28.3%p 줄어든 38.7%로 나타나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내용으로는 △단가 상승으로 인한 비용증가(87.9%) △물류 차질(27.6%) △조달 지연에 따른 생산 차질(24.1%) 등이다.
수입 공급망 안정을 위해 기업들은 단기적으로 △조달처 다변화에 따른 물류·통관 지원(33.7%) △신규 조달처 확보를 위한 정보 제공(20.0%)과 같은 행정 지원을 요청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수입품목 국산화 지원(24.3%) △안정적 교역을 위한 외교협력 강화(14.3%) 등을 원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언제, 무슨 공급망 리스크가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공급망 다변화와 자립화를 위해 신규 공급선 물류지원, 수입품목 국산화 투자, 리쇼어링 인센티브 강화 등 전폭적인 정책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