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극적이나 사회 실험 보는 재미” 상금 59억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 직접 보니

      2023.11.21 15:03   수정 : 2023.11.21 16:0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빚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요? 주택 융자금을 한 번에 다 갚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참가자 중)

넷플릭스 최고 히트작 ‘오징어 게임’의 리얼리티 버전이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22일 넷플릭스 공개를 앞둔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Squid Game: The Challenge)는 황동혁 각본·감독의 오징어 게임을 원작으로 한다.



전 세계에 히트한 ‘오징어 게임’의 세트장을 그야말로 완벽하게 구현했다. 초록색 추리닝을 입은 참가자부터 빨간 슈트 차림의 가면남들, 거대한 영희 인형과 침대가 층층이 쌓인 대형 숙소 그리고 상금이 수북이 쌓이는 투명 저금통까지. 달라진 것은 등장인물이다.
앞서 미국 스튜디오 램버트 등이 제작한 이 리얼리티 쇼는 전 세계 ‘만 21세 이상 영어 가능자'를 대상으로 참가자를 뽑았다.

이번에 언론에 일부 선공개된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는 여기에서 뽑힌 다양한 참가자가 출연했다. 드라마와 달리 출연자가 많다 보니 집중도가 떨어지지만 그중에서 카메라가 좀 더 중점적으로 비추는 출연자는 있다.

“내 나이를 활용하겠다”는 69세 노인부터 운동선수 출신 엄마와 함께 참여한 아들, 잘난 척이 심해 다수의 견제를 받는 두뇌와 근육을 갖춘 승부욕 강한 흑인남, 멘사 출신 '뇌섹녀' 그리고 젊은 근육남 무리와 다소 약한 사람들끼리 연대한 ‘깐부’팀 등 일견 드라마 속 캐릭터와 유사성이 느껴지는 참가자들이 눈에 띈다. 깐부팀의 한 내과의사 출신 참가자는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 왔다”며 자신만의 참가 이유를 밝히기도 한다.

■드라마가 더 극적, 나라면 어떻게? 개개인 선택이 관전 포인트

‘오징어 게임’ 속 게임을 실제로 하는 것은 장단점이 있다. 일단 모두가 그 게임의 내용과 규칙을 알기에 호기심과 긴장감은 다소 떨어진다. 그보다는 중간에 간단히 배치된 ‘인성게임’이나 어떤 줄에 서야 이득인지 다 아는 ‘달고나 게임'을 앞두고 참가자들끼리 눈치 싸움을 벌이는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가 드라마와 다른 관전 포인트다.

일단 게임은 ‘오징어 게임’의 상징적인 게임인 ‘무궁화 꽃이 피웠습니다’로 연다. ‘빅사이즈’의 영희 인형이 등장하고, 참가자들조차 다 아는 게임이 시작된다. 탈락한 자에겐 먹물이 날아가고, 해당자는 실제 죽는 것 마냥 바닥에 푹 쓰러진다.

456명 중에서 197명이 생존한 가운데, 살아남은 자들은 숙소로 이동한다. 층층이 침대가 쌓여있던 바로 그 공간이다. 실제로 죽는 상황이 아니라서 그런지 참가자들은 웃으며 인사하고 악수를 나누면서 서로 편을 먹기도 한다.

인성게임은 무작위로 뽑힌 두 명의 참가자에게 자신의 경쟁자에게 이득을 줄지, 탈락을 안길지 선택할 권한을 줬다. 영화 ‘헝거게임’의 주인공 캣니스라면 이득을 줬을까? 눈앞에 승리를 위해선 대다수가 탈락을 안길 텐데, 둘 중 하나를 선택할 경우 어떤 상황이 펼쳐지며, 어떤 장단점이 연출되는지 보는 재미가 있다.

두 번째 게임은 ‘달고나’다. ‘오징어 게임’을 본 관객이라면 이정재가 바닥에 철퍽 앉아 달고나를 혀로 반복해 핥는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이 장면이 대규모로 구현되는 것도 색다른 볼거리나 더 눈길을 끄는 것은 동그라미와 세모, 별 그리고 우산 모양 중 무엇을 선택해야 더 유리하고 불리한지 아는 참가자들이 그 선택 권한을 가진 대표 참가자를 압박하는 상황이다.

줄을 선 순서대로 4명이 그 권한을 갖게 되는데, 어떤 조는 너 죽고 나 죽자는 식으로 자폭하고, 어떤 조의 사람은 부담감에 눈물을 흘린다. 당장 살기 위해 누군가는 마지 못해 불리한 선택을 하는데, 그 불리한 상황을 받아들여야 하는 순간 사람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오징어 게임'에서 하지 않은 새로운 게임도 나온다. 세 번째 게임 '배틀쉽'이 그것이다.
이 게임에서 눈길을 끈 참가자는 “겸손과 감사”를 외치는 한 흑인 남성이다. 긍정적인 리더십을 발휘한 그는 팀원 전원 생존을 주문처럼 외운다.
게임 내내 카리스마 넘치던 모습과 달리 게임이 끝난 뒤 혼자서 우는 모습을 보이며 뭉클함도 안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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