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주택 빙하기 이제 시작…고금리·공급 부족에 갇혀-블룸버그
2023.11.21 16:05
수정 : 2023.11.21 16:57기사원문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세계적으로 금리가 고공행진하며 내집 마련이라는 꿈을 실현하기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진단했다. 부동산 호황이 끝나면서 재산 축적의 경로로 여겨졌던 주택 소유가 줄어 들고 경제 격차도 더욱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세계적으로 막대한 부를 창출했던 부동산 호황이 이제 끝났다고 블룸버그가 21일 보도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은 고금리 장기화와 주택공급 부족 사이 갇힌 상황이다. 많은 지역에서 주택 가격은 감당하기 어려운 데다 재융자가 필요한 기존 주택 보유자들 역시 이자 부담이 커졌다.
미국에서는 저금리로 주택을 매입한 소유자들이 공급물량을 내놓지 않으면서 구매자를 압박해 주택 매매가 사실상 동결됐다. 뉴질랜드, 캐나다처럼 장기간 호황을 누렸던 주택 시장에서는 가격이 유의미하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국가별로 부동산 시장의 상황이 다소 상이하지만 주택 임대 혹은 소유에 관계없이 소득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부분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따라서 부동산 시장은 글로벌 경제에 잠재적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무디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황금기는 지나갔다"며 "금융 위기 이후 주택을 구입했다면 전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많은 자산을 축적했지만 향후 10년은 더디게 흘러갈 것"이라고 말했다.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에서 30년 만기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021년 초 기록했던 최저 2.65%에서 현재 7.4%로 올랐고 향후 10년 동안 평균 5.5% 수준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벤자민 키스 교수는 "주택시장이 빙하기 초기 단계에 있다"며 "조만간 해빙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 붙으면 연쇄적으로 경제 활동을 옥죌 수 있다. 직장을 구하기 위한 이동이 제한되고 고령화로 인해 젊은 가족이 구입할 수 있는 합리적 가격의 주택공급도 줄어든다.
블룸버그의 니라즈 샤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주택 시장에서 "가격이 조금 더 저렴해질 수 있겠지만 기대했던 수준까지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높은 이자율로 인해 주택 소유자는 모기지 상환부담이 커져 다른 부분의 지출을 줄여야 할 처지에 놓일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