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진출한 조폭들…미술품 경매 가장해 1천억대 도박 자금 세탁
2023.11.21 17:32
수정 : 2023.11.21 17:32기사원문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미술품 경매 사이트를 가장해 1000억원대 불법 도박 자금을 세탁한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전남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2대는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에서 호텔 등 다수의 건물을 임대해 바카라 등 온라인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해온 조직폭력배 A씨 등 23명(3명 구속)을 검거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은 현재도 해외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공범 6명에 대해 적색수배를 내렸다.
이들은 올해 8월부터 캄보디아에 있는 아파트와 호텔 등을 대규모로 임대한 뒤 온라인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들은 도박에 사용되는 자금 1136억원을 미술품 경매사이트에서 미술품 구매 비용 등으로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허위 미술품 구매로 대금을 옮긴 뒤에는 가상계좌 4000여개와 대포계좌 1055개를 사용해 깨끗한 돈처럼 당국을 속여왔다.
이들은 SNS를 통해 조직원을 모집하고 캄보디아에 입국한 뒤에는 철저히 가명만 사용토록 했다. 여권과 휴대전화도 압수해 대포폰을 지급했다.
A씨 등은 경찰에 자수한 일당 중 한명을 찾아가 변호사 선임 비용을 대신 지급해주며 "허위로 진술을 번복하지 않으면 조직의 윗선으로 만들어 버리겠다"며 협박한 혐의도 있다.
이들 조직은 검거된 총판 피의자들을 위해 10여명의 변호사를 선임해 조직적으로 경찰 수사에 대응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현재까지 파악한 도박행위자는 1만여명으로 추정된다. 도박 가담자는 대부분 20~30대 젊은층으로, 경찰은 추가 수사를 통해 상습 도박자를 입건하고 도박 자금을 몰수할 방침이다.
전남경찰청 반부패수사2대 관계자는 "해외 경험이 없는 젊은 청년들이 해외에서 일하며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달콤한 유혹에 쉽게 넘어갈 수 있지만 그 순간 범죄단체에 가입해 활동한 혐의가 적용돼 높은 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도박은 성인 뿐만 아니라 청소년들도 아무런 제재 없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만큼 가정, 학교, 언론, 정부 등 다방면에서의 적극적인 예방 활동이 필요하다"면서 "공모자들이 적극 자수할 수 있도록 설득하고, 현지의 코리안데스크와 협조해 빠른 시기 내 공범을 검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