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의 '승부수'… '오너 3세' 구동휘, 배터리사업 진두지휘
2023.11.21 17:57
수정 : 2023.11.21 17:57기사원문
LS그룹은 올해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배터리, 전기차, 반도체 등 차세대 성장분야를 키우는 '비전2030'의 기반을 한층 강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 CEO 대부분 유임…구동휘, 배터리 총괄
LS그룹은 21일 이사회를 열고 내년도 인사를 확정했다.
LS그룹은 내년에도 전세계 고금리·고유가·장기 저성장 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대부분 유임했지만 성과가 확실한 분야는 조직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오재석 LS일렉트릭 전력CIC 부사장과 신재호 LS엠트론 대표이사 부사장이 사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LS그룹은 오 부사장이 LS일렉트릭의 주력인 국내 전력 사업을 총괄하고 해외 사업을 지원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신 대표도 LS엠트론 주력인 트랙터 및 사출 사업의 북미 투자를 강화하고 정보기술(IT) 인프라 투자 등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한 점을 인정받았다. LS일렉트릭의 올해 3·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15.5% 증가한 701억원이다.
특히, 오너 3세인 구동휘 LS일렉트릭 비전경영총괄 대표가 2차전지 소재 사업 핵심 계열사 LS MnM의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자리를 옮긴게 눈에 띈다. 구 부사장은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전 LS그룹 회장)의 외아들이다. 구 부사장은 LS MnM의 배터리 사업을 총괄할 예정이다.
LS그룹은 앞서 LS MnM에 COO와 경영관리본부를 신설했다. 구 부사장은 ㈜LS, E1, LS일렉트릭 등을 거치며 미래 성장 사업을 이끌었다.
또, 심현석 ㈜LS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LS MnM 경영관리본부장으로 선임됐다. 이들은 향후 LS MnM의 소재 사업 추진을 가속화하고 파이낸셜 스토리 구축을 통해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이끈다는 계획이다.
■ '비전 2030' 달성 포석 차원
구 부사장이 이동한 LS MnM은 LS그룹이 2차전지 소재 사업 회사로 점찍은 곳이다.
지난 10월에는 이사회를 열고 울산 온산제련소 인근 9만5000㎡ 부지에 2차전지 소재를 생산하는 사업을 위해 670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LS MnM은 이곳에서 2차전지 양극재 중간 소재인 전구체의 핵심 소재 황산니켈·황산코발트·황산망간을 생산할 예정이다. LS MnM은 내년 상반기 공장을 착공해 2026년 준공하고 2027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연간 황산니켈 생산 능력은 2만2000t 가량이다.
이번 인사는 장기 성장 전략인 '비전2030' 달성을 위한 포석이라는 게 LS그룹의 설명이다.
앞서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올해 1월 '비전 2030' 발표식에서 "배터리·전기차·반도체 관련 산업에 가장 큰 성장의 기회가 있다"며 "현재 25조원 자산 규모에서 2030년 두 배 성장한 자산 50조원의 글로벌 시장 선도 그룹으로 거듭나자"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LS그룹은 계열사별 글로벌 사업과 디지털 전환(DT) 분야 역량 강화를 위해 관련 분야 임원을 확대하고 조직 신설 등을 진행했다.
LS그룹 관계자는 "이번 2024년도 임원 인사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삼아 그룹의 미래 성장을 준비하고 탄소 배출이 없는 전력(CFE) 시대를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의 차녀인 구소희 실장이 LS일렉트릭 신규 이사(비전경영부문 DX Lab장)로 선임됐다. 그는 향후 LS일렉트릭 디지털 분야 역량 강화에 집중할 예정이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