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지역 안가리고… 마약시장 급팽창에 10대 사범 최대
2023.11.21 18:35
수정 : 2023.11.21 18:35기사원문
#1. 지난 7월 서울 용산경찰서는 마약류를 제조·유통한 A씨(28) 등 4명과 이들이 만든 마약류를 시중에 운반한 B씨(26) 등 운반책 3명, 매수 투약한 C씨(38) 등 총 8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 이들은 엑스터시, 액상대마와 함께 리세르그산 디에틸아미드(LSD) 등을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이 유통한 LSD는 946탭으로 지난해 서울경찰청의 총압수량보다 많은 양으로 알려졌다.
#.2 부산세관은 지난 1월 도미니카에서 미국을 거쳐 부산으로 들어오는 특송화물에 코카인 28.7g을 숨긴 일당을 붙잡았다. 이들은 외부가 초콜릿으로 둘러싼 초콜릿 볼 내부에 비닐로 여러 겹 감싸 진주알처럼 만든 코카인을 숨겨 밀수입하려 했던 혐의를 받는다.
마약사범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비교적 유통량이 적었던 코카인과 헤로인, LSD 등이 국내에 대량 유통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국내 마약 수요가 늘면서 공급책들의 활동도 다양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 헤로인, 코카인 유입 수백배 늘어
21일 대검찰청의 '2023년 9월 마약류 월간동향'에 따르면 검찰이 지난 1월부터 지난 9월까지 압수한 마약류 중 8종의 유입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늘었다. 헤로인, 코카인, 양귀비, 필로폰, LSD, 야바(YABA), 케타민, 대마초, 대마(잎) 등이다. 이중 증가폭이 큰 마약은 코카인, LSD, 헤로인 순이었다.
마약 수사를 담당하는 일선 경찰공무원은 "코카인과 헤로인, LSD 모두 국내에서 비교적 수요가 적었던 마약류에 속했다"면서 "특히 헤로인의 경우 현장 검사를 위한 간이시약키트가 없을 정도로 다른 마약에 비해 투약자나 공급자가가 그닥 많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1~9월 코카인 압수량은 1만1661.22g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압수량(190.88g)보다 600배 늘었다. LSD의 압수량은 2331.53g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압수량(43.23g)의 530배 증가한 규모다. 헤로인(1362.07g)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35.79g)과 견줘 432배 껑충 뛰었다.
■ 올해 마약사범, 지난해 기록 갱신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검거된 마약류 사범은 1만8187명으로 지난해 검거인원(1만8395명)의 98.9%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같은 추세라면 9월을 기점으로 마약사범은 지난해 수치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10대 마약사범의 증가세가 가파르다. 10대 마약 사범은 875명으로 이미 지난해 검거 인원(481명)의 두 배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17년의 검거인원(119명)과 견줘 635%가 늘었다.
'클럽마약'으로 불리는 케타민의 압수량도 3만4158.35g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압수량(1만9471.61g)과 견줘 7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케타민처럼 환각작용이 강해 파티 등에서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진 YABA의 압수량(18만0569.17g)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압수량(9만9156.01)과 견줘 8배 이상 늘어났다.
양태정 법무법인 광야 대표 변호사는 "마약 시장이 팽창하면서 자주 쓰이지 않던 마약류 역시 국내 유통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사 강화와, 치료·재활 활성화 등 마약류 관리에 대한 종합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