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촬영 논란' 황의조 출전 두고 체육계 갑론을박

      2023.11.22 16:47   수정 : 2023.11.22 17:06기사원문

지난 21일 중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이 열린 광둥성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 후반 27분 황의조(노리치시티)가 조규성(미트윌란)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황의조는 지난 16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싱가포르와의 예선 1차전에도 출전해 후반 23분 골맛을 봤다.

'불법 촬영' 논란을 빚은 황의조의 대회 출전을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황의조가 국가대표로서 품위를 지키지 못했다는 비판론이 있는가 하면, 아직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만큼 대회 출전 정지는 가혹하다는 의견도 있다.

비판론의 핵심은 황의조가 전 연인과 성관계 영상을 불법적으로 촬영한 정황이 포착됐고, 최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지 며칠 만에 공식 대회에 출전했다는 데 모아진다.


지난 18일 경찰 조사를 받은 황의조는 당일 오후 팬들과 함께한 오픈트레이닝에 나섰고, 19일 중국 선전으로 동행해 훈련 등 대표팀 공식 일정을 모두 정상 소화했다.

경기 당일인 21일 오전 '불법 촬영' 사건의 피해자가 합의된 영상이라는 황의조의 주장을 반박하는 입장문을 냈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황의조를 후반 교체 멤버로 출전시켰다.

그러자 대한축구협회 SNS 계정에 성범죄 혐의를 받은 피의자를 전국에 생중계되는 공식 경기에 출전시킨 걸 규탄하는 댓글이 이어지며 논란이 빚어졌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후 "그런 논란이 있는 것을 인지하고 있고, 혐의가 명확히 나올 때까지는 진행되는 상황인 것으로 안다"며 "당장 어떤 문제나 죄가 있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운동장에서 활약하도록 돕는 게 지도자의 역할인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축구협회도 "아직은 (황의조에 대한) 처분을 결정할 정도로 사실관계가 확인된 게 없다"며 "경찰 조사 단계인 만큼 진행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체육계 일부에는 황의조 사태에 대해 보다 엄격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스포츠 시민단체인 체육시민연대 허정훈 공동대표(중앙대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음주운전, 도박, 마약, 성비위는 국민들이 반사회적이라고 민감하게 보는 사안"이라며 "유죄나 징계가 확정되기 전에도 관련 문제가 제기되는 것 자체가 품위를 손상했다고 폭넓게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 출전 등을 일단 멈추고 향후 공정위원회 등에서 따져보는 형태가 바람직하다"며 "특히 축구는 국민이 사랑하는 스포츠이고, 청소년에 미치는 영향력도 큰 만큼 품위에 대해 더 엄격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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