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어린이 극적 생환, 가자지구 휴전 연장 가능할까?

      2023.11.26 15:24   수정 : 2023.11.26 15:2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간)부터 4일 동안 휴전에 합의한 팔레스타인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일단 포성을 멈추고 약속대로 인질 석방을 진행했다. 이스라엘 안팎에서는 휴전이 더 길어질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으나 이스라엘은 휴전이 끝나면 바로 공격을 재개한다고 강조했다.

끌려갔던 9세 어린이 기적 생환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지배하는 하마스는 휴전 이튿날인 25일 가자지구와 이집트를 연결하는 라파 검문소를 통해 13명의 이스라엘인과 4명의 태국인을 풀어줬다고 밝혔다.

같은날 이스라엘 정부도 팔레스타인 동예루살렘과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붙잡아뒀던 팔레스타인인 39명을 석방했다. 하마스는 전날에도 13명의 이스라엘인과 태국인 10명, 필리핀인 1명을 석방했고 같은날 이스라엘도 39명을 풀어줬다.


하마스는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을 공격하면서 239명의 이스라엘 국민을 납치했다고 알려졌다. 하마스는 24일 이스라엘과 4일 동안 휴전에 합의하고 50명의 인질을 풀어준다고 약속했다. 이스라엘은 그 대가로 150명의 팔레스타인인을 석방하고 가자지구에 구호물자 반입을 허용했다.

하마스는 공격 과정에서 태국 등 동남아시아 외국인 노동자도 함께 납치했다. 이후 하마스는 이스라엘과 무관한 외국인 노동자는 풀어준다고 밝혔다. 태국 정부는 25일 기준으로 14명의 태국인이 풀려났고 아직 18명이 가자지구에 붙잡혀있다고 밝혔다.

주요 외신들은 25일 풀려난 인질 가운데 9세 에밀리 핸드에 주목했다.

에밀리는 지난달 7일 이스라엘 남쪽 비에리 집단농장(키부츠)의 친구 집에서 잠을 자다 납치됐다. 앞서 에밀리는 사망자 명단에 포함됐다. 아버지인 토마스 핸드(63)는 지난달 11일 CNN과 인터뷰에서 딸이 인질로 끌려가느니 차라리 숨진 것이 낫다며 오열해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에밀리는 지난 10월 31일 생존이 확인됐고 인질로 붙잡힌 상태였다. 에밀리는 납치 당시 8세였지만 지난 17일 생일이 지나면서 9세가 되었다. 이어 납치 50일째인 25일에 아버지의 품에 돌아왔다.

토마스는 BBC와 인터뷰에서 에밀리 구출에 도움을 주고 가족을 위로해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다면서 아직 가자지구에 남은 인질들이 집에 돌아 올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5일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하마스는 카타르를 통해 이스라엘에 3차 석방 인질 명단을 전달했다.


휴전 연장 여부에 주목
하마스는 이번 휴전으로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24일 휴전 이후 25일 오후 7시까지 의료품과 식량, 식수 등을 실은 187대의 트럭이 가자지구에 진입했다. 동시에 12만9000L의 연료도 전달됐다.

외신들은 휴전 덕분에 하마스가 조직 및 방어를 재정비할 시간을 벌었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스라엘이 국내외 압박으로 인해 휴전을 연장할 수도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휴전이 연장된다면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에게 군사 목표 축소를 요구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결국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제거한다는 전쟁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5일 자신의 SNS에서 인질 협상을 언급하고 "하마스는 지금 더 나은 합의를 원한다"며 "이것은 좋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휴전을 요구했던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24일 기자회견에서 일시 휴전이 연장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실제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인질 협상을 중재했던 카타르의 마지드 알 안사리 외무부 대변인도 25일 CNN과 인터뷰에서 휴전 연장을 언급했다. 그는 "우리가 바라는 것은 지난 이틀간의 석방, 그리고 4일간의 합의에서 얻은 추진력을 바탕으로 휴전 기간을 연장하고 나머지 인질들에 대해 보다 진지하게 논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5일 영국 런던에서는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수만명의 시위대가 모여 가자지구의 영구 휴전을 요구했다. 같은날 프랑스와 오스트리아 등에서도 휴전 연장을 외치는 시위가 열렸다. 이날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는 10만명이 넘는 시위대가 집결해 인질 전원 석방을 촉구했다.

한편 이스라엘군의 헤르지 할레비 참모총장은 25일 장병들과 만난 자리에서 4일 동안 휴전이 끝나면 즉시 가자지구에서 공격을 재개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일시 휴전과 인질 석방은 하마스에 대한 이스라엘 군의 압박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할레비는 "우리는 일시휴전을 연구하고, 더 잘 대비하고, 일부 휴식하는 데에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날 이스라엘의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도 가자지구를 방문해 "이스라엘군은 모든 인질을 이스라엘로 돌아올 때까지 가자지구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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