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신당, 12월초 '온라인 플랫폼' 첫 오픈후 내년 1월 창당한다
2023.11.26 15:45
수정 : 2023.11.26 15:5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지자들과 정책을 비롯해 다양한 소통을 할 수 있는 자체 온라인 플랫폼을 12월 초께 오픈할 예정이다. 지지자 연락망 구축에 이어 본격적으로 20·30세대 결집에 나선 모습이다. 특히 디지털 소통 강화를 기반으로 늦어도 내년 1월 초·중순께 '이준석 신당(가칭)'을 공식 창당할 예정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3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을 조만간 열려고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온라인 플랫폼에는 회원 관리 기능과 함께 토론방과 공지 게시판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이 전 대표는 "선거 전까지는 가장 간단한 형태로 구현을 해놓을 것"이라며 "선거 이후 신당이 충분한 의석과 자금력을 확보한 순간부터 대대적인 리팩토링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버드대 컴퓨터과학과를 졸업한 이 전 대표는 온라인 플랫폼을 직접 설계했으며 자신의 지인인 프로그래머와 함께 구축을 마쳤다.
온라인 플랫폼 구축은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얻기 위한 이 전 대표의 새로운 정치 실험이다. 이 전 대표는 "전 국민이 모여 글을 쓸 수 있는 게시판 하나로 선거를 치러보자는 구상을 했다"며 "효율적인 단체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특히 이 전 대표는 "당을 운영하는 간접 비용, 즉 오버헤드를 5~10% 정도로 절감해 90% 이상의 당비가 당원들의 활동에 쓰일 수 있는 정당을 만들고 싶다"며 "당원들이 효용감을 맛볼 수 있는 정책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 전 대표의 신당 움직임에 정치권, 특히 여권 내부에선 '비용' 문제를 제기했지만 이 전 대표는 자신의 강점을 이용해 회의론을 정면돌파했다. 온라인으로 뭉치는 자신의 팬덤을 적극 활용한 것이다. 구글 독스로 지지자들의 연락처를 모았으며, 주말인 26일 또 다시 대구를 찾아 이들을 직접 만났다. 온라인 플랫폼 구축도 신당 회의론을 잠재우기 위한 의도가 엿보인다.
세 과시를 위한 움직임으로도 해석된다. 온라인 플랫폼에 상당한 호응이 있을 경우 자신의 주요 지지층인 20·30세대의 영향력을 직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행사에는 참여하기 어려운 직장인들의 활발한 정당 활동을 이끌어낼 수도 있다. 이 전 대표는 "보통 당 행사는 평일 낮에 진행되기 때문에 은퇴층이나 소상공인만 정당에 참여하게 되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든 바꾸고 싶다"며 "밤늦게 퇴근하는 '화이트 칼라'도 자신의 얘기, 동네 문제를 당에 말할 수 있는 정당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 같은 시도는 정당 개혁과도 맞닿아있다. 기존의 수직적인 중앙당과 시도당 체제, 선거·행사 때마다 나타나는 당원 버스 동원, 돈 선거 등 고비용·저효율 구조의 기득권 시스템 해소, 문자나 단톡방을 이용한 소통 방식을 탈피하자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당원협의회나 지역위원회별로 구성된 혼란스러운 카톡방을 넘어서는 소통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기반 정당에 대한 구상은 신당 창당 결심 전보다 훨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대표 시절)에서부터 개발을 시작했다"며 "당 대표 1년 동안은 선거를 치르고, 남은 1년은 당의 체질을 완전히 디지털화해보려고 했는데, '난장판'이 터졌다"고 했다. 당시 윤핵관을 비롯한 당 지도부 등이 합심해 자신을 내치면서 물거품이 된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신당 창당 계획을 조만간 등장할 '이준석 신당'에서 실현시키겠다는 복안이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