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제품·밀키트 등 신선배송… 비결은 '첨단 냉장카트'

      2023.11.26 18:25   수정 : 2023.11.26 21:21기사원문


지난 21일 오후 3시께, 인천 부평구에 있는 hy 열우물점을 찾았다. 현재는 익숙해진 '당일배송'의 원조는 어찌보면 '야쿠르트 아줌마'들이었다. 이제는 시대착오적인 말이 돼버린 그 말 대신 현재는 '프레시 매니저'들이 전국 곳곳을 누비고 있다.

전국 520개 hy 영업점에서는 매일 1만1000명의 프레시 매니저들이 유제품, 밀키트 등을 사무실, 가정집 곳곳에 손수 전달해 주고 있다.

hy 열우물점에 도착하자 열우물점 점장님이 이날 동행 취재를 할 김선경 매니저를 소개해 줬다.
30대 초반의 김선경 매니저는 인사와 함께 카트에서 '쿠퍼스 프리미엄' 음료를 건네줬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가장 비싼 숙취해소제에 액상형 유제품을 섞은 맛으로 간기능에 좋다는 알약도 2알이 들어 있다.

김 매니저는 "보통 아침 7시부터 정오 전까지 적게는 60가구, 많게는 100가구 정도 배달을 한다"며 "오후에는 배달 물량이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30대 초반인 김 매니저처럼 최근에는 20대와 30대 중에도 프레시 매니저로 나서는 경우가 늘고 있다. 대부분 오전 중에 일을 마칠 수 있고, 개인사업자 형태로 계약을 맺기 때문에 본인 역량에 따라 소득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hy의 제품 약 90%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 채널 대신 프레시매니저를 통해 단일가로 판매되고 있다. 프레시 매니저의 평균 활동 기간은 11.6년이고, 일평균 활동 시간은 점심 시간을 포함해 8.2시간이다. 10년 이상 장기 활동자는 약 5000여 명이 넘는다. 1인당 한 달 평균 소득은 226만원, 상위 10%는 395만원이다.

hy 관계자는 "간혹 남성 구직자로부터 프레시 매니저 구직 문의가 있지만, 남성은 프레시 매니저 유니폼을 입을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프레시 매니저들이 사용하는 냉장카트는 '6세대 코코'다. 공차중량은 420kg, 냉장고 용량은 260ℓ에 달한다. 최대속도 8㎞에 이중센서 브레이크, 핸들열선 및 주행보조장치, 무선와이파이, 무인계산 등 편의 서비스도 장착했다.

1970년대 사용됐던 1세대 냉장카트가 바퀴가 2개인 짐수레 느낌이었다면 이후 등장한 3세대 냉장카트 부터 카트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동력이 있는 모터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힘도 덜 들고, 운반할 수 있는 제품도 많아졌다. hy에 등록돼 취급하는 품목은 유제품을 포함해 밀키트, 샐러드, 여성용품, 생활용품 등 1400여개에 달한다.

김 매니저의 배달 구역은 열우물점 인근에 위치한 초대형 아파트 단지인 더샵부평센트럴시티였다. "전체 5700세대에 달하는 가구를 다른 매니저와 함께 반씩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보통 프레시 매니저로 신규 취업하게 되면 전임자가 담당하던 구역을 이어 받아서 담당하게 된다. 첫 날은 영업점 점주가 동행하며 배송 루트를 알려주고, 이후 부터는 코코에 있는 PDA를 통해 배달 가정수, 배달 완료 현황, 배달 순서 등을 체크할 수 있다.

배달을 하며 김선경 매니저는 지나가는 이웃 어르신들께 살갑게 인사를 건넸고, 그러면 주변 어르신들도 간단하게 이야기를 하며 유제품 등을 현장에서 결제했다. '유동판매'라고 하는 것으로 배달 과정 중 우유를 사가는 어머니, 야쿠르트를 사는 중년남성 등이 생각보다 많았다. 신형 코코는 현금을 사용하지 않는 구매 패턴에 맞춰 이동형 POS단말기와 카드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동하는 작은 편의점인 셈이다.


익숙하게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고 배달을 하는 김 매니저를 따라 배달 가정에 도착해 문 앞에 걸린 보관함에 제품을 직접 넣어봤다. 이어 모바일 고객관리 PDA에 배송 완료를 누르면, 곧 바로 배송 문자가 고객에게 전달된다.
스마트폰 만한 PDA에는 미처리 건수(1건)와 그날의 처리율(99.8%)이 표시됐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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