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내부에서 바이든 친이스라엘 정책 반발 나와

      2023.11.27 07:24   수정 : 2023.11.27 07:24기사원문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백악관 내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친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반발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26일(현지시간) 이달 초 백악관 직원 약 20명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고위 참모들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일방적으로 지지하고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해 충분히 노력하지 않는다는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참모들은 행정부가 조용한 외교를 통해 이스라엘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이스라엘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WP는 이번 전쟁이 바이든 대통령의 지난 3년 재임 기간 있었던 어떤 현안보다 더 바이든 행정부를 요동치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통령 참모들은 이 사안이 더 민감한 이유로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 정부의 확고한 지지가 바이든 대통령이 평생 쌓아온 이스라엘과의 애착 관계에서 상당 부분 비롯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이라는 이상적인 형태의 국가와 현재의 호전적인 극우 정부를 구별하지 않는 점을 우려하는 참모들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전쟁 초반에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좀 더 온건하게 표현했다면 이후 민간인 피해가 커졌을 때 외교적으로 운신할 공간이 더 많았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백악관 내부 분열은 일정 부분 바이든 대통령과 오랜 기간을 함께한 고위 참모와 다양한 배경을 지닌 더 젊은 직원 간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고위 참모들도 이 전쟁이 미국의 국제적 위상에 타격을 입혔다고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 WP의 보도다.

아울러 친이스라엘 정책에 실망한 아랍계와 무슬림 미국인이 내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압박하는 것도 바이든 정부에게 부담이다.

다수의 고위당국자는 이스라엘이 앞으로도 가자지구 남부 등에서 군사작전을 할 때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해 공격을 자제하지 않을 것이며 전쟁이 길어질수록 바이든 대통령에게 정치, 외교적으로 불리해질 것을 걱정했다.

이들은 이스라엘의 공격 속도가 빠르고 이스라엘이 장기전에 필요한 자원이 없다고 판단해 전쟁이 내년 본격적인 대선 국면까지 이어지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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