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선 '공급과잉' 신호… 해운업계 한숨 깊어진다
2023.11.27 11:00
수정 : 2023.11.27 21:32기사원문
■공급 조절에도 운임 반등 효과 '미미'
2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국제 컨테이너선 운임료 시황을 가리키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993.21을 기록했다.
다만 컨테이너 선사들은 운임 방어를 위한 공급 축소에 나서면서 최근 운임지수는 지난달 평균보다 50포인트 가량 소폭 증가했다. 컨테이너 선사들은 선박의 운항 속도를 늦추거나, 선박이 투입되는 항로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선복량 공급을 조절한다. 이에 지난달 말 북미와 남미, 호주항로 등지에서 운임이 상승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선복량 조절만으로 큰 폭의 운임 증가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년간 컨테이너선 초호황으로 대량 발주됐던 선박 물량들이 올해를 기점으로 내년까지 본격 투입되기 때문이다. 클락슨리서치는 내년 컨테이너 공급량은 297만TEU로 올해보다 6.8% 증가하는 반면, 물동량은 2억790만TEU로 3.8%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선사들이 공급 조절에 나섰지만 운임지수가 100포인트 내 등락폭으로 움직여 운임 반등 효과는 크지 않다"며 "지난 2~3년 간 심각한 물류 적체 상황에서 발주된 선박들이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인도돼 해운업 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운업계 실적 악화 장기화
이에 따라 해운업계도 실적 하락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시장조사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최대 해운선사 HMM의 올해 연간 매출은 8조3401억원, 영업이익은 626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4.6%, 93.7% 하락할 것으로 봤다. HMM은 지난해 매출 18조5828억원, 영업이익 9조9516억원이라는 역대 최고 실적을 거뒀다.
SCFI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물류 적체 현상이 심화되면서 고공 비행했지만 작년부터 우하향 곡선을 그리며 급락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라 소비·생산 등 실물경기 활동성이 저하되면서다. 경기 민감도가 큰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해상물동량 수요가 둔화됐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리서치는 올해 컨테이너선 수요는 전년 대비 0.1% 증가에 그치지만, 같은 기간 공급은 7.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