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 월러 연준 이사 "추가 금리인상 불필요"
2023.11.29 02:28
수정 : 2023.11.29 02:28기사원문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가 28일(이하 현지시간) 추가 금리인상은 불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러 이사는 "지금의 통화정책 기조가 미 경제를 둔화시키고,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2%로 되돌리는데 적절하다는 확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매매출부터 노동시장, 제조업 현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미 경제활동이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미셸 보먼 이사는 이와 달리 미 경제 역학이 인플레이션을 계속 끌어올리고 있어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대조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월러 "추가 금리인상 불필요"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월러는 이날 워싱턴DC에서 연설을 통해 금리인하는 아직은 성급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지금 당장 금리인하를 결정하기에는 인플레이션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다양한 영역에서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탄력을 받고 있다고 말해 연준이 금리를 더 올릴 필요는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월러는 현재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고무적이라면서 아직 초기이기는 하지만 4·4분기 경제활동이 완만해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지나치게 높아 지금의 둔화세가 지속될지 여부는 판단하기 이르다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그는 지금의 정책 기조가 경제 둔화를 이끌고, 인플레이션을 연준 목표치인 2%로 끌어내리는데 적절하다는 점을 점차 확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매파의 변신
월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매파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연준이 0~0.25%이던 기준금리를 지난해 3월 이후 11차례 끌어올려 22년 만에 가장 높은 5.25~5.5%로 높이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월러는 이날 연설에서 그동안의 강경 기조를 접었다. 연설제목도 최근 "뭔가 더 해야 한다(Something's Got to Give)"에서 이번에 "뭔가 효과가 있는 것 같다(Something Appears to Be Giving)"로 바뀌었다.
월러는 "과거 수주일에 걸친 상황 전개는 고무적"이라면서 "뭔가 효과가 있는 것 같다. 경제 속도가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소매매출부터 노동시장, 제조업 상황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의 경제활동이 완화되고 있는 점을 지목했다. 아울러 이번 인플레이션 시발점이었던 공급망 압력이 완화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보먼 "판단, 아직 일러"
그러나 보먼 이사는 현재 경제 역학이 인플레이션을 압박하고 있다면서 연준의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그 역시 월러처럼 공급망 압박이 완화되고 있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노동참가율 확대에 따른 노동공급 증가세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선을 그었다.
보먼은 고용시장의 수급압박이 완화된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기업들은 노동자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임금 상승 압력도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서비스재 소비가 대폭 늘어나고 있는 것 역시 물가를 끌어올릴 요인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보먼은 자신의 기본 시나리오대로 경제가 움직이면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2% 정책목표로 끌어내리기 위해 계속해서 금리를 올려야 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