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감독 "남궁민, '멜로 눈깔' 재발견…진심 우러나온 연기" ②

      2023.11.29 06:03   수정 : 2023.11.29 06:03기사원문
김성용 감독 / MBC 제공


김성용 감독 / MBC 제공


연인 스틸 / MBC


연인 스틸 / MBC


연인 스틸 / MBC


연인 스틸 / MBC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2023년 MBC 화제작은 단연 지난 18일 21부작으로 종영한 금토드라마 '연인'(극본 황진영/ 연출 김성용 이한준 천수진)이다. '연인'은 병자호란을 겪으며 엇갈리는 연인들의 사랑과 백성들의 생명력을 다룬 휴먼역사멜로 드라마로, 1회가 5.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로 시작해 최종회가 12.9%의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했다. 제작발표회 당시 "자신 있다"던 주연배우 남궁민의 작품 선구안이 또 한 번 더 돋보인 결과였다.



'연인'을 연출한 김성용 감독은 지난 28일 취재진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드라마를 마친 소감에 대해 밝혔다. 그는 종영 직전까지 연장을 논의하고 촬영을 진행하는 등 힘들었던 여정에도 "힘든 건 온데간데없고 마법처럼 추억이 되고 영광스러웠던 시간이었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또한 전작 '검은 태양' 이후 또 한 번 더 '연인'으로 재회한 남궁민에 대해서는 "감독 입장에서 재발견이라 한다면 '멜로 눈깔'을 확신하게 됐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김성용 감독은 시청자들의 반응도 찾아봤다고 털어놨다. 그는 "뜨거운 반응이 장현(남궁민 분)과 길채(안은진 분)한테도 있었지만 피난민들, 포로들, 인조 이야기 등 다양하게 반응이 뜨겁더라"며 "이런 이야기가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여준 것 같더라"고 밝혔다. 이어 "드라마의 승부처라고 해야 할까, 작가님도 그렇고 저 역시도 전에 없던 '연인'만의 내용은 포로의 이야기겠다 싶었다"며 "한때는 이야기의 곁가지가 많은 게 아닌가 우려도 있었지만 작가님과 저 역시도 '연인'의 뿌리가 여기에 있다고 봤기 때문에 심혈을 기울였다"고도 고백했다.

김성용 감독은 '까레 감독'이라는 애칭으로도 통한다. '연인' 촬영장이 공개됐던 MBC '전지적 참견 시점'과 '놀면 뭐하니?' 등에서 만족스러운 장면에서 '까레'를 외치는 모습으로 화제가 됐던 것. 이에 대해 그는 "가족, 친척, 지인들 연락이 많이 왔고 너무 좋아해 줘서 더 크게 '까레'를 외친다"며 "특히 딸들이 너무 좋아해 줘서 저로서는 영광"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추후 차기작 계획에 대해서는 "연출할 수 있다는 건 큰 축복이기에 결이 맞는 작품을 제안 준다면 할 것"이라며 남궁민과의 재회 가능성에 대해서는 "훌륭한 배우를 만나는 것만큼 행복한 일은 없다"는 말로 내심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성용 감독과 만나 '연인'의 1년간의 여정을 되돌아봤다.

<【N인터뷰】①에 이어>

-촬영하면서 어려웠던 장면은.

▶많았다.(웃음) 어렵기도 했고 가장 부담스러웠고 잘 표현하고 싶어서 회의도 많이 한 장면은 꿈 신이었다. 낭군님을 찾아가는, 매일 밤 꾸는 꿈을 어떻게 해야 톤앤매너를 잃지 않고 시청자들이 보는 즐거움도 있을까 했다. 대사 한마디도 없는 신이다 보니 자칫 길거나 지루하지 않게 그릴지 고민이 오랜 시간 걸렸다. 이외에도 4부 엔딩신과 6부 피난신이 촬영 난이도가 있었다. 대본이 스펙터클하다 보니까 대본 이상으로 뭔가 욕심내기 보다 대본만큼만 재밌게 찍자 했다.

-남궁민 안은진의 멜로를 어떻게 지켜봤나.

▶둘의 집중력은 대단했다. 연기적으로든 재미로든 두 배우의 케미가 중요했다. 파트1 중후반부부터 둘의 멜로가 깊어졌는데 배우들의 집중력 덕을 많이 봤다. 일상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 하는 모습이 존경스럽더라. 서로 살뜰히 챙기기도 했다. 안은진 배우도 후배 입장에서 남궁민 배우를 믿고 따랐던 것 같고, 두 분의 아이디어나 합이 좋다 보니 감독으로서 믿고 맡겼다. 둘의 멜로 합이 케미로 발현된 것 같다.

-남궁민 배우와는 두 번째 작품이다.

▶(남궁민 배우의 연기력을) 의심하진 않았지만 궁금했던 게 멜로였다. 워낙 집중력도 좋고 몰입도와 흡인력이 강하기 때문에 충분히 잘할 거라 생각했다. '검은 태양' 때도 '멜로하면 좋을 것 같다' 했는데 '기회가 잘 안 닿는다'고 하더라. 자신은 좋은 대본이 우선이다 보니 좋은 멜로 대본이 있으면 안 할 이유가 없다 했는데 그게 '연인'으로 이어졌고 남궁민 배우의 집중하고 몰입하고 진정성 있게 연기하려는 장점이 가장 잘 드러났다. 감독 입장에서 남궁민 배우의 재발견이라고 한다면 '멜로 눈깔'을 확신하게 됐다.(웃음) 멜로 눈깔이 볼만 하더라. 살기 어린 눈빛 보여주다가도 길채를 보면 눈빛이 바뀐다. '이렇게 설계해서 눈빛을 바꿔야지'가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나와서 가능한 게 아닐까 한다. 연기적으로 존경스러운 부분이 그거다. 진짜로 마음에서 우러나오지 않으면 안 된다. 두 작품 같이 하다 보니까 그게 보인다.

-남궁민의 액션신은 어땠나.

▶'검은 태양'을 같이 했고 '연인'에도 액션신이 나오기 때문에 액션을 잘 표현하고 싶은 욕심이 왜 없었겠나. 가장 중요했던 건 남궁민 배우의 본인이 직접하려는 의지가 강했다는 점이었다. 본인이 액션을 좋아한다. 또 진짜 같이 잘 표현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다 보니 거의 같이 설계하고 편집했다. '이런 게 어떨까요' '더 보충해볼까요' '풍성하게 만들어볼까요' 등을 고민 같이 했다. 본인도 액션 영화를 많이 봐와서 아이디어도 많이 줬다. 어떻게 하면 세련되고 재미가 있을지 의견을 줬고 취사를 잘 하는 게 제 몫이었다. 액션도 집중도 있게 액션스쿨에 가서 연습했다. '검은 태양' 때도 느꼈지만 총기가 주어지면 그 총기를 갖고 살더라. 자기 손에 익게끔 만드는 걸 집요하게 잘 해낸다. 칼은 또 처음하는 액션이다 보니 본인도 걱정 많이 했다. 칼을 아예 집에 갖고 가려고 트렁크에 싣더라. 그래야 자기 손에 익으니까.

-안은진 배우는 어땠나.

▶길채 몰입도도 장현에 준하더라. 안은진 배우도 특이하게 분위기 메이커다. 현장 분위기도 살피고 치얼업 해주는 것도 있고, 촬영 들어가면 눈빛부터 바뀌고 눈물을 흘리더라. 중반 이후와 파트2에서는 높은 텐션은 아니었지만 스태프들을 생각하고 현장 분위기 끌어올리려고 했고, 연기도 조심스럽게 접근하면서 집중하더라. 헷갈리는 감정도 많을 수 있었고 본인이 고민한 것도 많았지만, 서로 물어보고 상의하면서 본인의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드라마 연장 계기는.

▶작가님께서 워낙 긴 이야기를 잘 쓰시는 분이시다. 애초 30부작 생각하고 쓰셨다고 들었다. 요즘 시청 패턴이 워낙 짧고 몰입감 있고 밀도 있는 걸 원하다 보니 회사나 제작진 입장에선 줄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20부작 정도로 줄여야 하지 않나 하다가 16부작 얘기도 있었는데 무리가 있었고 그건 작가님도 힘들다 하셨다. 이후 작가님을 처음 뵀을 때 24부작으로 줄여져 있었다. 나중에는 더 압축이 필요하다 해서 20부작으로 줄이자고 최종 합의를 하고 20개 대본을 내셨다. 멜로 이야기만 갖고 하자면 20부작으로 갈 수 있는데 시대까지 담고 포로들의 이야기를 그리다 보니 21부작으로도 부족했다. 나중에 생각했을 때 밀도 있는 작품과 캐릭터로 오래 기억에 남게 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될수밖에 없었다. 회차 여유가 있었다면 로맨스 뿐만 아니라 주변 이야기까지 폭발력을 크게 가져갈 수 있었을 텐데 싶다. 이야기가 더 있었다면 밀도가 좀 더 생기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차기작 계획은.

▶감독이 연출할 수 있다는 건 큰 축복이다. 제안이 오면 무조건 할 의향이 있고 쓰임이 있다는 게 행복한 일이다. '연인'은 대본을 보지 않고 결정했지만, 제가 믿고 따르는 누군가가 결 맞는 작품을 제안준다면 바로 할 수 있다. 욕심이 나는 작품이라면 MBC에서 소화할 수 있는 작품인지 홍성우 EP와 상의를 해야 할 것 같다. (이후 행보는) 신중하게 결정하겠다.


-남궁민과 세 번째 작품 가능성도 있나.

▶서로 다신 하지 말자고 했지만 최근에는 다시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했다.(웃음) 저로서는 당연히 영광이다.
감독에게는 훌륭한 배우를 만나는 것만큼 행복한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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