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취 압박에 웃는 날 없던 김기현…선거 개입 판결로 명예 회복

      2023.11.29 16:33   수정 : 2023.11.29 16:33기사원문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 앞에서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하명수사' 재판 결과와 관련해 발언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2023.11.2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청와대가 대통령 친구 당선 목적으로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는 이른바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송철호 전 울산시장과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심에서 각각 징역 3년의 실형을 받았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30년 지기 송 전 시장에게 밀려 낙선했던 김 대표가 '명예 회복'에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로부터 연일 거취 압박을 받던 김 대표가 모처럼 웃게 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3부(부장판사 김미경 허경무 김정곤)는 29일 공직선거법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송 전 시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당시 울산경찰청장이었던 황 의원은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2년6개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는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다. 검찰이 관련자들을 재판에 넘긴 지 3년 10개월 만이다.

판사 출신인 김 대표는 2004년 울산 남구을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후 내리 3선을 지내다 2014년 울산시장이 됐다. 4년 뒤 송 전 시장에게 상당한 격차로 앞서던 그는 선거 기간 내내 경찰 수사에 시달리며 지지율이 급락했고, 결국 재선에 실패하며 정치 생명의 위기를 맞았다. 이후 김 대표는 청와대 선거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문재인 정부에 맞서 싸웠는데, 법원이 늦게나마 김 대표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김 대표는 판결이 나온 직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헌정사상 유례가 없는 헌법 파괴 정치 테러에 대해 일부나마 실체가 밝혀진 것에 대해선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너무 지연된 재판 때문에 참으로 많은 안타까움이 있다"면서 "더이상 늦기 전에 수사가 중단됐던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에 대한 수사가 재개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소식은 최근 김 대표가 혁신위로부터 내년 총선에 불출마하거나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라는 압박을 받는 와중에 나왔다. 정치권에선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로 흔들리던 김 대표의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혁신위는 30일 김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중진 의원들의 용퇴론을 공식 안건으로 의결해, 최고위원회에 송부할 예정이다. 지도부가 개별 의원의 거취는 최고위 의결 사항이 아니라고 이미 선을 그은 만큼, 권고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
다만 용퇴론이 정식 안건으로 넘어올 경우 김 대표가 받는 압박은 한층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재선 패배의 원인이던 '울산시장 개입 의혹'에서 법원이 관련자에게 실형을 선고함에 따라 김 대표가 정의 구현 명분으로 지역구를 사수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김 대표는 지난 주말 지역구인 울산에서 3차례 의정보고회를 열었는데, 지역구 사수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됐다.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