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선 프로젝트 참여 행세…'30억 투자사기 혐의' 전청조 재판행

      2023.11.29 17:33   수정 : 2023.11.29 17:3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유명 기업인의 혼외자 등으로 속인 뒤 해외 비상장 회사 투자 등을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전청조씨(27)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동부지검 형사2부(박명희 부장검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공문서위조 및 위조공문서행사,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전씨를 구속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전씨는 피해자 27명으로부터 30억78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주민번호 뒷자리가 '1'로 시작하는 주민등록증을 위조해 피해자들에게 제시하고 용역 계약서를 위조해 공유한 혐의도 있다.

전씨는 지난 지난 3월부터 10월까지 재벌들만 아는 은밀한 투자 기회라고 속여 피해자들을 유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위해 국내 유명 기업의 숨겨진 후계자이자 재벌 3세를 사칭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테크 강의'를 빙자해 모집한 수강생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지인을 사기 대상으로 삼았다. 결혼을 약속했던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씨(42)가 운영하는 펜싱학원 학부모도 포함됐다.
피해자의 90% 이상이 20~30대 사회 초년생으로 드러났다.

전씨는 피해자 대부분 사회 경험이 부족한 점을 악용해 미래 대비 자금 거의 전부를 빼앗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고리대출을 받았다. 피해금 1억원 기준 매달 200만원 상당의 원리금을 변제하는 등의 추가 피해도 파악됐다.

전씨는 부를 과시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금으로 3500만원의 월세를 내는 서울 잠실의 시그니엘 레지던스를 3개월 임차해 피해자들을 초대하거나 슈퍼카 여러대를 임차하고, 후계자 사칭 기업 소유의 호텔 펜트하우스에 초대하기도 했다.

아울러 전씨는 피해자들에게 수백만원대의 와인이나 명품을 선물하고 월급 1500만원의 경호원 4~5명을 상시 대동했다. 평범한 신용카드를 사용한도 무제한의 '가짜 블랙카드'로 속여 명품매장 등에서 사용했다. 뉴욕에서 태어나 외국 유명 의과대학을 졸업했다고 학력을 속이고, 유명 기업인들과의 여행담, 펜싱·승마 등 호화 취미생활을 지어냈다. 미국의 유명 전기차 회사의 '우주선 개발 프로젝트'에 자신의 기술이 들어갔다며 정보통신(IT) 재벌 행세를 하기도 했다. 즉석만남 앱에서는 부유한 20대 여성으로 속여 임신·결혼 비용 명목으로 수억원을 편취하는 동시에 주변에는 남성 행세를 하며 사기를 벌였다.

전씨의 경호원으로 활동한 경호팀장 B씨는 전씨가 벌인 사기의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자신의 명의를 제공, 피해금 중 21억원 이상을 송금받아 관리하고, 일부 피해금은 환전하거나 쪼개기 송금했다. 본인 명의로 임차한 시그니엘, 슈퍼카를 비롯해 가짜 블랙카드 등을 전씨에게 제공했다.
피해금 중 약 2억원은 B씨가 직접 취득했다. 검찰은 B씨를 공범으로 함께 구속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보완수사를 통해 전씨의 추가 사기 범행과 주민등록증・도급계약서 위조・행사 범행 등을 추가로 규명해 혐의를 추가하고, 공범의 존재도 밝혀냈다"며 "피의자들의 여죄 수사를 철저히 진행하고 범죄수익을 끝까지 추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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