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론 축소·비수기 등 겹쳐…"집값 내년 봄까진 숨고르기"
2023.11.30 18:23
수정 : 2023.11.30 18:23기사원문
■부산·세종 최고가 대비 수억원 '뚝'
11월 3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27일 기준) 전국 공표지역 176개 시군구 기준 아파트 값 하락지역은 89개로 지난주(80개)보다 늘어났다. 보합지역도 같은 기간 7개에서 17개로 증가한 반면 상승지역(89개→70개)은 축소됐다. 시도별로 보면 서울·경기·대전·강원 등을 제외하고는 전 지역에서 하락했다.
수도권에서는 서울이 28주 만에 상승을 멈춘 가운데 인천의 하락폭이 컸다. 지난주 -0.05%에 이어 이번주 -0.07%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11월 28일 연수구 '송도글로벌파크베르디움' 전용 84㎡는 8억10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11억9500만원) 대비 4억원가량 떨어졌다.
서울에서는 노원·강북이 4주 연속, 도봉은 2주 연속 하락했다. 강남구는 지난주 -0.02%에서 이번주 -0.04%로 하락폭이 커졌다. 서초구도 0.02% 떨어져 하락 전환됐다.
지방에서도 수억원씩 떨어지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부산 연제구 '레이카운티' 전용 84㎡는 7억548만원에 거래돼 2021년 5월 최고가(13억5401만원) 대비 47% 떨어졌다. 2020년 전국 아파트 값 상승률 1위 세종 역시 약세다. '가락7단지프라디움' 전용 84㎡는 4억5500만원에 거래됐다. 2020년 12월 8억5000만원 최고가 대비 4억원가량 하락했다.
아파트 매매거래량도 줄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월(1만7841건)에 바닥을 찍은 뒤 5월(4만706건)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후 8월(3만9277건), 9월(3만7269건), 10월(3만5454건) 등 3개월 연속 감소세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특례론 축소에 고금리 등으로 매수자는 관망세로 돌아선 반면 매도자는 기존 호가를 유지하면서 거래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주택시장 내년 초까지 약세
전문가들은 내년 초까지 아파트 값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주택 거래시장이 계절적 비수기인 겨울 초입에 진입해 숨을 고르고 있다. 내년 초까지 금리인하 등 자금조달에 대한 명확한 신호가 없다면 하락세가 반전되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금리인상 시그널 완화 등으로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국내 기준금리를 3.50%로 유지해 7회 연속 동결했다.
수도권 '공급난 우려'는 낙폭제한 전망에 한몫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전국 10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 누계 인허가 물량은 27만3918가구로 전년동기 대비 36.0% 급감했다. 특히 10월 누계 수도권 착공물량은 6만6441가구로 전년동기 대비 59.1%나 줄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연구위원은 "내년에 신생아특례대출과 청년청약통장이 대기 중이고 전셋값 상승, 금리안정, 공급물량 감소 등 다양한 호재도 있다"면서 "큰 폭의 가격 하락보다는 '상저하고' 박스권 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아파트 전세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국의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은 0.08% 올랐고, 서울(0.16%)도 상승세를 보였다. 내년 입주물량도 크게 줄어 전셋값 상승압력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이종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