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오르는 FA 시장에도 KIA는 정중동 … '김선빈, 파노니' 선택의 시간이 다가온다

      2023.12.01 08:15   수정 : 2023.12.01 19:5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일단 내부 FA에 주력할 생각입니다. 우리 팀은 김태군이 있고, 최형우와의 계약이 있고 고종욱과 김선빈이 있습니다. 한 명만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KIA에서 시즌 내내 반복했던 말이다.

김태군과의 장기계약 과정도 마찬가지였다. 최형우, 김선빈, 고종욱을 항상 염두에 두고 협상을 진행했다.

타오르는 FA 시장에서도 KIA 타이거즈는 정중동이다.



처음 세웠던 계획 그대로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다. 아직까지 KIA는 내부 자원(고종욱, 김선빈, 최형우)을 잡는 것 외에는 별 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KIA 구단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준비 중이다”라고 말하고 있지만, 경쟁적으로 참전을 하는 모양세는 절대 아니다.

거기에 파노니와 소크라테스도 모두 보류명단에 집어넣으면서 너무도 예상할 수 있는 스탠스를 보이고 있다. 결국, 양석환까지 원소속 구단으로 행선지가 정해지며 사실상 최대어급들의 이동이 끝났다. KIA가 외부 FA로 전력보강을 노릴 가능성은 더욱 더 낮아졌다.


KIA의 2023시즌은 6위. 시즌 3위까지도 노려볼 수 있었던 상승세를 고려하면 아쉬울 수밖에 없는 시즌이다. 패인은 한 가지가 아니지만, 이번 시즌 KIA의 가장 큰 적은 부상이었다. 개막전부터 나성범이 부상으로 빠진 것은 시작이었다.

개막 2연전에서 김도영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그리고 9연승 직후 막 상승세를 타며 깃발을 꽂으려던 찰나 박찬호와 나성범이 잇따라 이탈했다. 그리고 최형우, 최원준마저 시즌 아웃되었다. 주전들의 줄부상이 가장 큰 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2023시즌이 그렇게 의미없었던 것은 아니다. 많은 관계자들은 KIA 타이거즈의 전력이 약하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용병 투수만 잘 뽑아도 우승 경쟁을 할 수도 있다고 보는 관계자도 있다.



프로야구는 결국 확실한 무기를 누가 많이 보유했느냐 싸움이다. 144경기를 치른다. 비밀병기라는 말 자체는 통용이 되지 않는다. 결국 ‘누가 알고도 막을 수 없는 무기를 많이 보유했느냐’는 싸움으로 귀결된다. 그런 의미에서 KIA가 보유한 박찬호-김도영-나성범-최형우-소크라테스-김선빈-이우성의 라인은 알고도 막기 힘든 핵타선이다.

뭉치면 투수가 설령 페디급(실제로 이 기간 페디도 7실점 하며 무너졌다)이라도 긴장할 수밖에 없는 화력을 보유하고 있다. 1루수가 약점이라고 하지만, 큰 영향력을 미치지 않는다. 야구에서 9명의 타자가 전부 홈런타자일 필요도 없고, 전부 강할 필요도 없다. 중요한 것은 조화다.

그런 면에서 KIA 타이거즈의 현재 제1과제가 주전 강화는 아니다. 주전 라인업은 내년에도 그대로 유지된다. 주전 선수들이 다쳤을 때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백업 선수들의 발굴이 KIA의 당면 과제다. LG 트윈스가 올 시즌 우승을 차지한 원동력 또한 상대를 숨막히게 하는 엄청난 뎁스였다.



프런트에서 이번 스토브리그 최고의 승부처로 보고 있는 것은 FA가 아닌 용병이다. 1선발로서는 아쉬운 파노니를 능가할 수 있는 대체용병을 찾을 수 있을지, 산체스의 대체 용병으로 어떤 선수를 데려올 수 있을지가 내년 시즌 농사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같은 조건에서 100만달러 상한선으로 1선발급 용병을 데려오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지방 구단은 더욱 그렇다.

일단, 심재학 단장은 ‘외국인 전담팀’을 설치하고 현재 외국인을 스카우트로 고용하는 등 외인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종국 감독 또한 “용병은 중요하다. 팀과 잘 상의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선빈과의 협상도 중요하다. 김종국 감독은 “팀에 김선빈이 필요하다고 요청해놓은 상태”라고 말했고, 심재학 단장 또한 “김선빈 협상이 마무리 된 후 다음 스텝을 이어갈 것. 최형우는 FA가 아니라서 여유가 있다”라고 말하고 있다.

KIA 입장에서도 김선빈이 필요하고, 김선빈 또한 KIA 이상으로 좋은 대우를 해줄 구단이 없어 협상은 서로 한발 양보한 상태에서 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현장의 예상이다.

다만, 지난 FA 협상때와 온도가 달라진 것은 김선빈의 수비력에 대한 한계, 에이징 커브에 대한 한계가 어느 정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유의 컨택트 능력은 좋지만, 전성기에 비해 좌우 수비 폭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거기에 장타력이나 기동력도 기대하기 힘들다.




즉, 김선빈의 FA 계약 여부와 별개로 백업할 내야수들의 냉정한 기량 평가가 중요하다.
내야 백업 요원 박민·김규성 등에 대한 냉정한 기량 평가에 따라 강한울이나 서건창 같은 FA 혹은 방출 선수의 영입도 차후 논의해볼 수도 있다는 의미다.

KIA의 스토브리그 행보가 지루하게 느껴질만큼 너무 조용하다.
하지만 대체용병, 김선빈, 백업 선수 육성, 그리고 최형우까지 숙제는 언젠가는 해야한다.

그동안은 수면아래로 가라앉아 있었지만, KIA도 이제 곧 선택의 시간이 다가온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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