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억만장자 서열 역전, '금수저'가 자수성가보다 돈 많아
2023.12.02 04:00
수정 : 2023.12.02 04: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세계 억만장자들 가운데 물려받아 부자가 된 사람들의 재산이 자수성가로 부를 쌓은 부자들의 재산을 집계 이후 처음으로 넘어섰다. 국제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스스로 부를 쌓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미국 CNN은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간) 스위스 UBS 은행이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순자산이 10억달러(약 1조3063억원) 이상인 억만장자들의 구성이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전 세계 억만장자 숫자는 같은 시기 2544명으로 1년 사이 7% 증가했다. 이들의 총자산은 12조달러(약 1경5595조원)로 9% 증가했다. UBS는 앞으로 20년 동안 1000명 이상의 억만장자가 자녀들에게 5조2000억달러(약 6756조원)를 물려준다고 예상했다.
UBS 글로벌 자산관리부의 고객담당자 벤저민 카발리는 "많은 억만장자 기업가들이 늙어간다"며 "엄청난 부의 이전이 탄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억만장자들의 재산이 가장 많았던 시점은 13조4000억달러를 기록한 2021년으로 당시 억만장자 숫자는 2686명이었다. CNN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직후 주식 및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부자가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UBS는 2022년부터 올해 초까지 기업가들이 재산을 늘릴 수 있는 기업공개(IPO) 시장이 침체되었다고 지적했다. UBS에서 가계 및 기관 자산 운용을 맡은 막스 쿤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경제적, 지정학적, 정책적 불확실성이 최근 기업가의 자산 창출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UBS는 상속으로 억만장자가 된 부자들이 부모 세대보다 청정에너지, 인공지능(AI)과 같은 곳에 투자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상속 부자들은 부모들보다 자선 활동에 관심이 적다. UBS에 의하면 최근 상속 부자들 가운데 자선 활동이 주요 목표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전체 대비 3분의 1 미만이었다. 반면 부모 부자들의 해당 비율은 3분의 2 수준이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