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포수, 내야수까지 황금어장이 따로없네 … 2025 신인드래프트 경기상고를 주목하라
2023.12.07 20:01
수정 : 2023.12.07 20:0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2024시즌에도 신인드래프트는 계속된다.
각 구단 스카우트 관계자들은 또 다른 유망주를 찾아 벌써부터 리스트업에 한창이다. 고교야구에서 매년 강세지역과 강세 고교는 바뀐다.
매년 그래왔지만 내년 시즌은 더욱 더 서울권의 강세가 짙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서울권에서 주목할만한 고교가 등장해서 화제다.
바로 경기상고다. 경기상고는 개교 이래 가장 많은 프로지명 선수를 배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학교다. 프로지명 선수가 많다는 것은 다시 말해 팀 전력이 강하다는 의미도 된다.
일단, 경기상고는 최고의 포수를 배출해내는 포수 사관학교로 유명하다. 기본적으로 최덕현 감독이 포수 출신이고, 수석 코치도 포수 출신이다. 두 명 모두 프로에서 뛰었다. 좋은 포수가 나올 수밖에 없다. 최근 한화 이글스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안진, 캔자스시티 로열스에 진출한 엄형찬이 모두 경기상고 출신이다.
그리고 또 한명의 포수 최대어가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다. 최고의 공격형 포수 중 한 명이 될 자질이 있다고 평가받는다. 바로 한지윤이다.
한지윤은 거포 포수로서 벌써부터 프로 구단의 주목을 받고 있다. 어떤 구단 관계자는 수비가 좋고 공빼는 것이 빠른 이율예를, 어떤 관계자는 공격력이 좋고 어깨가 강한 한지윤을 최대어로 주목한다.
한지윤의 가장 큰 장점은 큰 체격에서 오는 파괴력. 지난 청룡기에서 15타수 11안타라는 말도 안되는 기록을 선보이며 일약 포수 최대어급으로 자리를 잡았다. 한지윤에게 가장 의구심을 갖는 것은 거의 큰 체격이다.
만일, 프로에 들어오게되면 신장이 가장 큰 포수로 자리잡게 될 가능성이 크다.하지만 경기상고 코칭스테프는 그런 걱정은 아예 하지 않는다. 경기상고 출신 엄형찬은 호주로 출국하기전 한지윤과 함께 훈련하며 “정말 빠르다. 덩치가 커서 둔할 것이라고 많이들 예상하는데 예상밖으로 민첩하고 빨라서 좋다. 나의 고교 시절보다 더 좋은 포수 같다”라며 극찬을 했다.
야수로서 내년 시즌 1라운드에 나가도 이상하지 않을 선수다. 요즘은 포수에게도 강한 공격력을 요구한다. 박동원이나 양의지, 강민호 같은 선수가 대표적이다. 그런 장타력있는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농후한 선수가 한지윤이다.
포수 뿐만 아니다. 내야수에서도 좋은 선수가 3명이나 있다. 일단 가장 주목받고 있는 선수는 추세현이다. 덕수고 박준순과 청량중 동기다. 지난 11월 서울 추계리그 덕수고전에서 통렬한 3점 홈런을 때려낸 주인공이다. 내년 시즌 경기상고의 주장이기도 하다. 내년 경기상고는 추세현과 한지윤의 3번과 4번은 공고하다. 그만큼 믿음을 많이 받고 있는 선수들이다.
투수로 나서도 140km 이상을 던질 수 있는 좋은 어깨를 보유 중이고, 타격에도 소질이 있다. 역시 프로에서 주목하고 있는 3루수다. 내년 시즌 타격에서 좀 더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 올해 3라운드에 지명된 임종성 같은 포지션의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 모 구단 스카우트 관계자 또한 "우리도 지켜보고 있는 선수"라며 그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유격수에도 좋은 선수가 2명이나 있다. 유재현과 유은종이다. 유재현은 올 시즌 부상으로 유급을 선택한 유격수다. 올 시즌 프로드래프트에 나섰어도 충분히 지명이 되었을 것으로 예상되었던 선수다. 현재는 수술 후 재활을 하며 내년을 준비중이다. 오전에는 학교에 나와서 펑고를 받고, 오후에는 재활 트레이닝을 하며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유은종은 내년 시즌 3학년이 되는 선수다. 역시 건실한 수비를 자랑하는 선수다. 신장이 꽤 큰데도 안정된 수비를 자랑한다. 일단, 유재현은 타격이 좀 더 뛰어나고 다이나믹한 수비를 하는 선수라면, 유은종은 건실하고 안정된 수비를 하는 선수로 평가받는다.
타격에서는 유재현이, 수비에서는 유은종이 조금 더 우위를 보인다는 것이 주변의 귀띔이다. 특히, 유은종은 내년 시즌 타격 성적이 얼마나 좋아지느냐가 지명 순번을 결정 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격수라는 포지션의 특수성을 감안할때 수비에서의 발전 가능성은 중요한 평가 기준이다.
두 명 모두 프로에서 주목하는 내야수다.
투수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선수가 2명 있다. 임진묵, 임다온이다. 임진묵은 올 시즌 경기상고의 에이스였다. 2학년이면서도 올시즌 무려 45이닝을 던졌다. 몸이 다소 마른 체형이지만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다. 또한 45이닝에 사사구가 15개정도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제구력도 우수하다. 지난 청룡기 당시 4강행은 임진묵이 있어서 가능했다. 서울권 또래들 사이에서는 야구를 잘하는 선수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임진묵은 현재까지는 주목받는 투수들이 부족한 가운데 내년 상위지명 후보군에 포함되어 있는 선수다.
임다온도 청량중 당시 매우 유명했던 선수였다. 많은 고교 관계자들이 임다온을 탐냈다. 다만, 지난 시즌 부상으로 역시 유재현과 마찬가지로 1년 유급을 선택했다. 다만, 스카우트 관계자들 사이에서 임다온은 아직 미지수다. 부상 복귀 후의 모습을 정확하게 알 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년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지명의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임진묵보다는 다소 거친 타입의 투수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에 좌완 투수 정세영도 내년 시즌 어떻게 변할지 지켜봐야할 선수다. 올시즌 2학년이면서도 무려 42.2이닝을 던지며 경기상고의 한축으로 자리잡았다. 내년 시즌에도 역시 임진묵, 임다온과 함께 경기상고 마운드를 책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보다는 구위가 조금 더 좋아져야 한다는 전제가 따르지만, 좌완 투수이기에 일단 지명 후보 리스트에는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상고는 재창단을 한 이래 최강의 멤버들을 모았다. 현재 예상으로는 이것보다 더 좋은 멤버를 한 동안 만들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유급을 선택한 선수들도 올해가 최적기라고 생각하며 내년 시즌을 준비 중이다. 처음으로 해외로 전지훈련도 떠난다.
사실, 고교야구에서 팀 성적은 알 수 없다. 우수한 선수가 많다고 우승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서울권에서 주목받는 포수와 유격수, 3루수, 그리고 투수를 보유한 경기상고가 내년 시즌 우승후보로 꼽히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은 아니다. 아마야구를 좋아하는 팬들이, 그리고 프로야구의 미래를 보고자 하는 팬들이라면 절대 놓쳐서는 안되는 팀인 이유이기도 하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