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 유예안에 홍익표 "구체적 실천계획 없어…도저히 받을 수 없다"

[파이낸셜뉴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4일 정부·여당의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결정에 "정부와 여당이 최소한의 사과나 구체적인 실천 계획 없이 구렁이 담 넘어가듯 또다시 이 법을 유예한다는 것을 도저히 받을 수 없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시 한번 정부·여당에 분명히 말씀드린다. 성의 있는 태도 변화와 구체적인 안을 가져와 주길 부탁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망 사고 등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소홀히 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정은 지난 3일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업종과 무관하게 50인 미만 기업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2년 더 유예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은 단 한 번도 제게 와서 설명한 적도 없고, 만남을 제안한 사람도 없다"며 "마치 민주당이 동의한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일부 언론의 동조에 매우 강하게 유감을 표한다"고 주장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유예를 위해서는 법안 개정이 필요해 야당의 동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홍 원내대표는 유예 논의 조건으로 △지난 2년간 준비를 소홀히 한 정부의 공식 사과 △법 시행을 위한 최소 2년간 매 분기별 구체적인 준비 계획 및 관련 예산 지원 방안 제시 △2년 유예 이후 반드시 시행하겠다는 정부와 관련 경제단체의 공개 입장 표명 △중소기업 공동행위 보장과 협상력 강화를 위한 중소기업협동조합법 개정안 통과 등을 제시했다.

홍 원내대표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배에 관련된 논의의 시간이 점점 끝나가고 있다"며 "제 대화의 문도 닫혀가고 있다는 것을 정부·여당이 분명히 알아주길 바란다.

마냥 기다리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e-mail] 최아영 김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