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지원 받는 후티 반군, 홍해에서 상선 3척 공격...美 군함 교전
2023.12.04 13:53
수정 : 2023.12.04 13:5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아라비아 반도 끄트머리에서 홍해를 지나던 화물선들이 미사일 및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구조신호를 받고 출동한 미국 군함이 드론을 격추시키기도 했다. 미국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범인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도발에 대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군 중부 사령부는 3일(이하 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홍해와 아덴만을 연결하는 바브 엘 만데브 해협에서 교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미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5분 무렵 바하마 선적의 벌크선인 ‘유니티 익스플로러’호가 탄도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같은날 정오 무렵에는 인근에 있던 미 해군의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인 USS 카니함(DDG-64)으로 드론이 접근했으며 카니함은 이를 격추했다. 사령부는 드론의 “구체적인 목표는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유니티 익스플로러호는 약 30분 뒤에 2번째로 날아온 탄도 미사일에 맞았고 긴급 구조 신호를 전파했다. 해당 신호를 받고 출동한 카니함은 피해 상황을 점검하던 중 접근하던 2번째 드론을 포착하고 격추했다.
약 3시간 뒤에는 파나마 국적 벌크선인 ‘넘버 나인’호가 후티 반군 영토에서 발사된 탄도 미사일 공격을 받았으나 피해는 없었다. 이후 파나마 국적의 화물선인 ‘소피 2’호 역시 탄도 미사일 공격을 받아 구조 신호 보냈다. 신호를 받은 카니함은 소피 2호를 구하러 가던 도중에 인근 상공에서 드론 1기를 추가로 발견해 격추했다. 소피 2호는 경미한 손상을 입었고 카니함은 손상이 없었다.
같은날 후티 반군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야히야 사리는 바브 엘 만데브 해협에서 이스라엘과 연계된 2척의 선박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지난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후 이스라엘이 반격에 나서자 드론과 미사일을 동원해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지난달 발표에서 이스라엘로 향하는 후티 반군의 순항 미사일을 최소 2기 요격했다고 밝혔다. 샤리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교전을 지속할 경우 계속해서 홍해 및 아라비아해의 이스라엘 연계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군 대변인을 맡은 다니엘 하가리 해군 소장은 공격받은 선박이 이스라엘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미 중부 사령부는 이번 공격이 후티 반군의 소행이라며 “국제 무역과 해상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예멘의 후티 반군이 저지른 이번 공격은 이란 덕분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사령부는 “미국은 국제 동맹과 파트너들과 협조를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한 적절한 반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후티 반군이 미 군함을 공격한 것은 2016년이 마지막이다. 후티 반군은 지난달 19일 이스라엘 선박을 나포하겠다고 협박한 직후 홍해 남부에서 수에즈 운하를 거쳐 인도로 향하던 차량 운반용 화물선 ‘갤럭시 리더’호를 나포했다. 갤럭시 리더호를 소유한 영국 회사의 지분 일부를 이스라엘 해운 재벌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달 25일에는 이스라엘 재벌 이단 오페르의 회사가 소유한 컨테이너선이 인도양에서 드론 공격을 받아 선체 일부가 손상됐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