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중대법 50인 미만 2년 유예' 추진에 野 조건 걸며 제동

      2023.12.04 16:27   수정 : 2023.12.04 16:2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정부·여당이 50인 미만 기업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오는 2025년까지 2년 유예를 추진하자 노동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재차 '조건부 수용' 입장을 강조했다. 정부의 사과와 산업현장 안전계획 수립, 2년 이후 시행하겠다는 약속이 있어야 협상에 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달 종료되는 정기국회 내 관련 입법을 관철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야당이 노동계 반발을 의식해 '조건'을 내걸면서 1월 임시국회로 논의가 넘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회의에서 정부·여당의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결정에 "최소한의 사과나 구체적인 실천 계획없이 구렁이 담 넘어가듯 또다시 이 법을 유예한다는 것을 도저히 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여당은 전날 고위당정협의회를 통해 50인 미만 기업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2년 추가 유예하는 개정안을 야당과의 적극 협의를 통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계획대로 내년 1월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전면 적용될 경우 영세기업 폐업과 일자리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민주당도 현행대로 50인 미만 기업까지 전면 적용되면 현장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지만 정부가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된지 3년이 지났는데도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점을 문제삼고 있다.

야권의 핵심 지지층인 노동계의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도 보인다. 민주노총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 정권이 노동자 생명과 안전을 완전히 져버린다는 분노가 차올랐다"며 "국민의힘이 중대재해처벌법 (유예를) 강행 추진하고 민주당이 총선 거래용 논의를 시작하면 더욱더 강력한 투쟁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오는 5일 국회 앞에서 '중대재해처벌법 개악 저지 결의대회'를 진행한다.

민주당은 유예 논의 조건으로 △정부의 공식 사과 △법 시행을 위한 최소 2년간 매 분기별 구체적인 준비 계획 및 관련 예산 지원 방안 제시 △2년 유예 이후 반드시 시행하겠다는 정부와 관련 경제단체의 공개 입장 표명 △중소기업 공동행위 보장과 협상력 강화를 위한 중소기업협동조합법 개정안 통과 등을 제시했다.

이에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요구한 조건이 충족되도록 애를 쓰겠다"면서도 "현장의 현실이 워낙 급하고 여야가 이런 법을 정기국회 때 처리하지 못하면 민생을 도외시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같은 당 임이자 의원이 지난 9월 발의한 유예안을 상정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민주당의 협조 여부는 불투명하다. 여야가 주요 민생법안 조속한 처리를 위해 가동키로 한 양당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간 '2+2협의체'에서 협상이 풀리지 않으면 관련논의가 1월로 넘어갈 수도 있다.


향후 논의는 정부가 내달 중 마련하겠다고 밝힌 '재해예방, 인력 양성·활용 지원, 기술·시설 지원' 등 관련 대책안과 노동계의 반응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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