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반도체 경기 개선으로 수출 성장세 지속될 것”
2023.12.04 16:46
수정 : 2023.12.04 16:46기사원문
4일 한국은행은 경제전망보고서 ‘최근 수출 개선흐름 점검 및 향후 지속가능성 평가’를 통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IT경기 하강, 중국 등 주요국 성장세 둔화 등으로 부진한 우리나라 수출이 올해 2·4분기부터 회복세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지난 10월과 11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1%, 7.8% 증가했다.
다만 과거 회복기에 비해 수출 증가 속도가 더디다는 분석이다. 국내 경제는 지난 2000년 이후 △2002년 △2006년 △2009년 △2012년 △2016년 △2020년 △2023년 총 6차례 회복기를 겪었다. 회복기의 저점을 기준으로 9개월간 수출금액의 변동 추이를 비교했을 때 이번 회복기의 수출 증가세는 2012년, 2016년 다음으로 낮다.
한은은 “수출 물량은 자동차·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올초부터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으나 단가는 7월 이후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완만하게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 보면 수출은 자동차·기계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반도체가 개선세를 견인하고 있다. 반도체 수출은 AI수요가 꾸준히 확대되고 주요 반도체 생산업체들의 감산으로 글로벌 물량과 가격이 모두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 뿐 아니라 대만, 베트남 등 IT비중이 높은 나라들의 수출 개선세도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
다만 컴퓨터, 스마트폰 등 IT최종재의 수출 증가세는 아직 뚜렷하지 않은 상태다. 비IT품목은 자동차·기계가 주요 선진국의 친환경·인프라투자 수요 지속 등으로 양호하나 석유화학·철강 등 여타 품목들의 회복은 미흡한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반도체 월평균 수출액은 1·4분기 71억달러, 2·4분기 77억달러, 3·4분기 88억달러에서 10월 91억달러, 11월 97억달러로 늘어났다. 반면 IT최종재의 월평균 수출액은 1·4분기 19억달러, 2·4분기 18억달러, 3·4분기 20억달러, 10월과 11월에는 모두 25억달러를 기록해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낮다.
한은은 수출의 변수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꼽았다. 향후 대미 수출의 경우 미국이 고금리에 소비가 둔화되고 있음에도 투자가 꾸준히 이뤄져 양호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중국은 산업구조 고도화로 자급률이 높아져 대중 수출은 과거와 같이 크게 개선되기 어렵다는 예측이다.
아울러 한은은 글로벌 고금리가 지속되고 내구재를 포함한 재화소비 회복이 더딘 점을 수출 제약 요인으로 전망했다. 중국 부동산 경기가 정부의 경기부양에도 불구하고 부진을 지속할 경우 철강·기계 등을 중심으로 대중 수출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반도체를 제외한 대중 월평균 수출액은 1·4분기 71억달러에서 11월 78억달러로 회복세가 크지 않은 상태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