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고금리 직격탄… 은행빚만 1000조
2023.12.04 18:49
수정 : 2023.12.04 18:49기사원문
■1000조원 넘어선 中企 대출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지난 10월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998조원으로 집계됐다.
중소기업 대출 규모가 급속도로 불어나는 가운데 대출금리도 함께 뛰고 있다.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지난 10월 신규 취급액 기준 5.35%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부터 급격히 뛰더니 지난해 10월부터 13개월 연속 5% 선을 상회하고 있다.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2020년 말 2.89%에서 지난 2021년 12월 3.37%로 올랐고, 지난해 12월 5.76%까지 급등한 바 있다.
고금리 대출이 늘면서 대출 이자부담도 역대급이다. 중소기업의 신규 대출 중 금리가 5% 이상인 대출 비중은 올해 10월 62.1%로, 2021년 10월(3.0%) 대비 20배 이상 뛰었다.
■파산신청건수 '역대 최대'
이처럼 코로나19 이후 중소기업들이 고금리로 고전하면서 대출 연체율은 치솟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대법원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올해 9월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49%로 집계됐다. 올해 8월 0.55%까지 높아졌다가 9월에 분기 말 상·매각의 영향으로 다소 떨어진 수치이나 전년동월(0.27%)과 비교하면 1.8배 급증했다.
올해 법인 파산신청도 역대 가장 많았다.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신청 건수는 1363건으로 전년동기 대비 66.8% 급증했다. 이는 기존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 2020년(1069건)의 기록을 훌쩍 넘긴 것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3년 이후 최대다.
은행들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문턱을 높일 것으로 예측돼 중소기업의 연체율은 더 높아질 예정이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대출행태 설문조사 결과 은행의 올해 4·4분기 중소기업 대출태도지수는 -6을 기록했다. 1·4분기 3에서 2·4분기 0으로 낮아진 데 이어 3·4분기(-6)와 4·4분기 음수를 기록한 것이다. 대출태도지수는 금융기관의 대출태도를 전반적으로 평가하는 지표로, 음수일 경우 은행이 전반적으로는 대출태도를 강화해 중소기업의 자금공급 기능이 대기업에 비해 더 위축될 수 있다는 뜻이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행이 대출을 조이면 중소기업의 도산 가능성이 점차 커질 것"이며 "중소기업의 자생력 제고를 통한 재기 등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