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지원 예산, 연말 바닥난다" 美 백악관..."전쟁 패배로 이어질 수도"
2023.12.05 03:34
수정 : 2023.12.05 03:34기사원문
-백악관 예산국장, 하원의장에게 서한
-"행정부, 돈과 시간 모두 바닥났다"
-10월 우크라이나·이스라엘·대만 지원 예산 1060억달러 신청했지만 의회에서 발 묶여
의회가 우크라이나 추가 자금 지원을 승인하지 않으면 이달 말 우크라이나에 대해 미국이 더 이상 무기와 장비를 공급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백악관이 4일(이하 현지시간) 경고했다.
미국의 무기와 장비를 제공받지 못하면 우크라이나 전황이 극히 불리해진다고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 샬란다 영은 마이크 존슨(공화·루이지애나) 하원 의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 무기와 장비 지원이 끊어지면 우크라이나가 전진을 멈추는 데서 끝나지 않고 전장에서 무릎을 꿇을 수도 있게 된다"면서 "러시아군이 승리를 거둘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영 국장은 이어 "화수분은 없다"면서 "행정부는 돈이 떨어졌고, 시간도 거의 바닥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회가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추가 예산을 승인하지 않으면 행정부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 위한 무기와 장비를 구매하거나 기존 미군 장비를 지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미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의회가 승인한 1110억달러 추가예산을 거의 소진했다.
백악관이 의회에 보낸 서한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현재 국방부는 지원예산의 97%, 국무부는 100%를 썼다.
국방부 관계자들은 활용 가능한 예산 105억달러 거의 전부를 신무기 구매에 썼다면서 우크라이나에 미사일 방어시스템, 포탄, 전차, 기타 장비 168억달러를 지원한 뒤 미국 장비 보충을 위해 아주 조금만 남아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국방부 무기획득 책임자인 빌 라플란테는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남은 자원이 있냐는 질문에 "남은 것은 연기밖에 없다"고 말했다.
라플란테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레이건 전미 방위포럼(RNDF)'에서 우크라이나에 제대로 무기와 장비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책정한 예산보다 4배는 필요한 것으로 이미 파악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만 2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시민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으로 서방의 주의가 분산되는 가운데 서방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 지원이 위축되는 것을 불안한 시각으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전에 쏠린 관심을 분산시키기 위해 뒤에서 하마스를 부추겼다는 음모론이 제기될 정도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스라엘 전쟁으로 어부지리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공세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헤르손 지역의 드네프르강 동안 러시아 점령지 안에 교두보를 만들었고, 러시아군 공격을 위해 기갑전력과 보병들이 도하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지원이 끊기면 결국 교두보를 내주고 철수해야 한다.
앞서 조 바이든 행정부는 10월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대만 군사지원을 위한 1060억달러 예산을 의회에 요청했다. 이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비와 미 무기 재고 보충을 위한 예산은 약 600억달러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