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이 휘청이자 협력업체는 청산
2023.12.05 09:33
수정 : 2023.12.05 09:3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내 가구 유통업계 1위 한샘이 휘청거리자 협력업체는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발주 자체를 축소한 탓에 인수합병(M&A)은 언감생심이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유암코(연합자산관리)와 오퍼스PE는 플라스틱 창호 제조업체 금오하이텍에 대한 청산을 결정했다.
이미 설비 등을 팔아치웠고, 공장을 비롯한 토지도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연내 딜 클로징이 목표지만 어려워진 부동산 경기 등을 반영해 내년으로 연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금오하이텍은 플라스틱 도어와 창호를 만드는 곳이다. 2002년 설립 이후 기술력을 바탕으로 아르헨티나, 태국, 카자흐스탄 등 10여개국에 수출하는 등 급성장했다. 2013년 말 코넥스시장에 상장했다.
하지만 주요 매출처의 잇따른 부도로 유동성 문제가 불거졌고, 2017년 8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유암코-오퍼스PE는 2018년 '유암코-오퍼스 기업재무안정 PEF'를 통해 금오하이텍에 약 200억원을 투입했다. 회사채 170억원어치와 함께 30억원으로 지분 81.6%를 인수했다.
금오하이텍이 법정관리를 졸업한 2018년 11월부터는 신규 경영진 선임과 원가절감, 생산공정 개편 등으로 인수후통합(PMI)과 재무구조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2018년 영업적자 150억원에서 2020년에는 6000만원 흑자를 내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2021년에는 29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매출 구조는 한샘 등 국내 기업 납품이 40%, 나머지 60%는 소규모 공장·지역 인테리어업체에 납품이었다.
IB업계 관계자는 “영세업체들이 난립하는 시장에서 차별화된 생산 및 품질관리 역량을 보유했다”며 “한샘이 지난해 3·4분기부터 적자로 돌아서면서 비상관리 모드였다. 유탄이 협력업체에 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IMM PE는 지난 2021년 롯데쇼핑과 공동으로 한샘을 인수했다. 조창걸 전 한샘 명예회장이 상속세 부담과 기업을 물려줄 마땅한 후계자를 찾지 못해 매각에 나서서다. 당시 인수 금액 1조4500억원 가운데 IMM PE는 7500억원을 투입해 지분 27.7%를 확보했다.
IMM PE는 한샘 경영권을 주당 22만2550원에 인수했다. 2022년 초 이투스 사장, 지오영그룹 사장 등을 역임한 김진태 한샘 대표를 영입했다. 하지만 대표를 김유진 IMM오퍼레이션즈그룹 본부장 겸 전 에이블씨앤씨 대표로 교체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