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 집, 은행 빚 때문에..." 수도권 아파트 경매 늘어난다
2023.12.05 14:58
수정 : 2023.12.05 14:58기사원문
[파인낸셜뉴스]수도권 아파트 경매 물건이 8년5개월만에 최다 규모로 치솟았다. 경기침체, 고금리, 매매시장 위축 등으로 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영끌족이 늘면서 경매물건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서다.
5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1월 법원에 오른 수도권 아파트 경매물건은 총 1158건으로 2015년 6월(1187건) 이후 최다 규모다.
지난달 경기지역 아파트 경매물건 역시 670건으로 2015년 4월(697건)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중 290건만 새로운 주인을 만나 낙찰율은 43.3%에 그쳤다. 인천 아파트 경매 물건은 207건으로 전달대비 161건이나 늘었다. 올해 4월(245건) 이후 최다규모로 낙찰율은 36.7%에 불과하다.
경매업계는 경기침체와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경매물건이 쌓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은행에 근저당권이 설정된 아파트는 집주인이 대출을 제때 갚지 못하면 임의경매로 넘어간다. 임의경매는 법원 판결 없이 은행 대출 시 등기부에 설정한 근저당에 근거해 진행되는 경매절차를 말한다. 대출 상환이 불가능해지는 사례가 최근 늘면서 근저당권자에 의한 임의경매 개시결정 신청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 부동산등기 신청현황에 따르면 지난 4일 집합건물 기준 서울 임의경매개시결정은 올해 11월 448건이다. 전년동월(219건) 대비 2배가 넘는 규모다. 올해 9월부터 400건대로 올라서는 등 증가세가 뚜렷하다. 경기지역은 11월 1181건으로 전년동월 550건 대비 2배 이상 증가했고, 인천 역시 11월 329건으로 전년동월 268건에 비해 늘었다. 경기, 인천의 지난달 임의경매개시결정 건수는 모두 연중 최대치다.
경매물건은 적체되고 있지만, 부동산시장의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주요 입지의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도 저조하다.
지난달 송파구 장미아파트 전용 182㎡는 31억3313만원으로 1회 유찰 뒤 낙찰됐다. 재건축이 진행 중인 단지이지만, 낙찰가율은 102%에 불과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아파트값이 숨고르기 국면에 들어가면서 시세 보다 싼 가격에 매수를 노리는 경매 투자자들은 유찰을 기다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경매물건이 쌓이는 시기에 유찰 물건을 노리는 투자자도 있다. 황규석 비전법률경매 대표는 "수도권 중에서는 서울 보다 경기·인천 준공 후 2년 내 신축을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고 본다. 향후 시세가 하락하더라도 신축은 가격 방어가 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라며 "거래가 어려워지면서 급매로 집을 파는 것에 실패한 채무자들의 경매 물건이 늘고 있다. 반면 투자자들은 유찰 2회 이상 믈건중심의 옥석가리기 등으로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