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애가 돈 함부로 쓰네"..생일 선물로 꽃 사온 초등생 아들 쇠자로 때린 계모
2023.12.06 08:09
수정 : 2023.12.06 08:0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초등학생 형제를 상습적으로 학대한 40대 계모와 이를 알고도 묵인한 40대 친부가 재판에 넘겨졌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최나영 부장검사)는 아동복지법 위반(상습아동학대) 혐의로 계모 A씨와 친부 B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성탄절 전날, 두 형제 집에서 쫓아낸 계모
A씨는 2021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경기도 주거지에서 초등학생 형제 C군과 D군을 23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신체·정서학대 및 방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씨는 C군과 D군을 쇠자 등으로 때리고 "밥 먹을 자격 없다"면서 집에서 밥을 먹지 못하게 하는 등 학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첫째인 C군이 생일 선물로 꽃바구니를 사 오자 "어린애가 돈을 함부로 쓴다"며 쇠자로 손바닥을 수차례 때렸으며, 술에 취해 D군을 침대에 눕혀 얼굴을 때려 코피가 나게 하는 등 상습적으로 학대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A씨는 주먹으로 아이들 얼굴을 때린 뒤 폭행으로 인해 멍이 크게 들면 학교를 보내지 않았으며, 성탄절 전날인 지난해 12월24일에는 "더 이상 키우기 힘들다"면서 C군 형제를 집에서 쫓아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부인 B씨는 A씨의 범행을 알면서도 묵인하고 함께 자녀들을 때리는 등 9차례에 걸쳐 아동들을 상습으로 학대하고 방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몸에 멍든 모습에 학교 교사가 신고..친부도 학대
이들 형제의 연락을 받은 친척이 112에 신고하면서 계모와 친부에 대한 수사가 시작됐다.
C군 형제가 다니던 학교 교사도 형제들이 다른 학생보다 급식을 많이 먹는 모습과 몸에 멍이 들어 등교하는 모습 등을 발견하고 아동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 7월 경찰로부터 A씨 등을 불구속 송치받고 수사를 거쳐 지난 달 말 법원으로부터 A씨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이들의 신병을 확보했다.
A씨는 범행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아이를 키우며 훈육하던 중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사회적 약자인 아동을 학대한 범죄에 대해 엄정 대응하고 피해 아동들에 대해 경제적, 심리적 지원을 하는 등 지속해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재 C군 형제는 친척이 보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