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혼혈의 '동아대 4번타자' 다큐멘터리 나온다

      2023.12.06 19:30   수정 : 2023.12.06 19:30기사원문
동아대학교는 72학번 동문이자 야구부 4번 타자였던 김영도씨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베이스볼 하모니'(포스터)가 국제영화제에서 다수 수상하는 등 화제가 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베이스볼 하모니는 한국 최초의 흑인혼혈 야구선수이자 체육교사, 야구감독이었던 김씨의 인생 역경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이 다큐멘터리는 '미국 기독교 영화제'에서 베스트 다큐, 베스트 감독, 베스트 작가, 베스트 음악·편집상을 휩쓸었다.

140년 전통의 '레인칼리지'에서 주최한 '라네독 페스티벌 시상식'에서도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았다. 세계 최고 독립영화제인 선댄스영화제 출품작이기도 하다.


베이스볼 하모니는 그가 스스로 고아원에 걸어들어간 사연, 어머니 산소 방문, 야구선수 시절 친구들, 교사로 재직했던 대신중학교, 35년 만에 다시 잡아본 야구감독용 노크배트, 이제는 인종차별 발언을 너털웃음으로 웃어넘길 수 있게 된 김씨의 모습을 가감 없이 담아냈다.

7일과 10일 미국 캘리포니아 컬버시티와 산티클라리타시티에서 각각 상영될 예정이다.

지난 1950년 한국인 어머니와 미군 사이에서 태어난 김씨는 한국전쟁 중 태어난 흑인혼혈이 그랬듯 차별을 겪으며 어린 시절을 보내다 아홉살 때 고아원에 자처해 들어갔다.

6학년 때부터 야구를 배우기 시작하며 그의 인생은 바뀌었다. 야구를 시작하자마자 발군의 실력을 발휘, 동대문중학 야구부에 뽑혔고 동대문상고에 진학해서도 1루수 4번 타자로 활약했다.

1968년엔 동아대 야구 장학생으로 입학, 한국 최초의 흑인혼혈 야구선수가 됐다. 당시 유일한 지방팀이었던 동아대를 지휘한 부산의 대표적 야구인 고(故) 안영필 감독이 그에게 손을 내밀었던 것. 동아대 시절에도 그는 3, 4번 타자와 1루수를 도맡으며 '그라운드의 와일드 가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동아대를 졸업한 김씨는 1980년 부산 대신중에서 체육교사이자 야구감독으로 활동했다.


하지만 인종차별은 김씨 가족을 계속 힘들게 했다. 결국 37세가 되던 해 자녀들을 위해 미국 이민 길에 올랐다.


한편, 다큐멘터리 제작진과 김씨는 지난해 동아대를 찾아 캠퍼스와 야구부 훈련장 등을 둘러보며 추억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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