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맑음' 반도체 '구름 조금' 건설 '비'
2023.12.07 12:00
수정 : 2023.12.07 12: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2023년 글로벌 경기 침체로 우리나라 수출 부진이 이어진 가운데, 내년에는 주요 산업 전반에 수출 회복세가 예상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업종별 세부 전망은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으로 신약 후보물질 개발 증가에 따라 제약·바이오는 쾌청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건설산업은 비가 내릴 것으로 관측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7일 10개 주요 업종별 협·단체 등과 진행한 '2024년 산업 기상도 전망 조사'를 발표했다. 제약·바이오 업종은 '맑음', 반도체·자동차·조선·기계·디스플레이 업종은 '구름 조금', 철강·석유화학·이차전지는 '흐림', 건설업종은 '비'로 예보됐다.
제약·바이오 업종은 신약 파이프라인(신약을 도출해 내는 후보물질) 개발의 빠른 증가세로 '맑음'으로 예보됐다. 현재 국내에서 1800여개 이상의 신약 후보물질이 개발 중이며, 기업들의 공격적 R&D투자와 함께 2024년 신약 후보물질 또한 증가세가 예상된다. 이와 함께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 출범 △K-바이오 백신 펀드 결성 △한국형 ARPA-H 추진 등 정부의 산업육성 기조가 강화되면서 제약·바이오 업종은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자동차, 조선, 기계, 디스플레이 등은 수출 회복세에 힘입어 모두 '구름 조금'으로 예보됐다.
특히 한국 수출 주력 산업인 반도체는 모바일·서버 등 정보기술(IT) 전방 수요 회복으로 올해 대비 13.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반도체 수출도 공급기업들의 감산에 따른 메모리 단가 상승에 힘입어 금년 대비 15% 내외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산업협회 관계자는 "주요국들이 반도체산업 육성을 위해 천문학적 규모의 인센티브를 쏟아내는 만큼, 국내 반도체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필수 인프라 구축 지원 등 지속적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업종은 미국·유럽 등 주요 시장 수요 정상화와 하반기 금리 인하로 수출이 올해 대비 1.9% 성장한 275만대 수준으로 전망된다. 조선업은 글로벌 환경 규제 강화로 LNG선 등 친환경 선박 추가 발주가 호재로 요인으로 꼽혔다.
전년 대비 올해(1~10월) 중국산 수입이 34.6%나 늘어난 철강산업은 내년에도 중국산 철강의 국내 유입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흐림'으로 전망됐다. 중국의 대규모 투자로 에틸렌 공급이 최근 10년간 최고 수준을 기록한 석유화학 업종 기상 역시 흐릴 것으로 분석됐다.
높은 성장세를 지속한 이차전지도 고금리 기조와 경기침체, 비싼 전기차 가격, 국내외 전기차 보조금 폐지·축소로 흐릴 것으로 전망된다. 황경인 산업연구원 박사는 "LFP배터리를 사용하는 보급형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더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 우리 기업들의 전략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건설산업은 '비'로 예보됐다. 부동산 가격하락에 따른 건설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고, 특히 민간 건축을 중심으로 수주실적 감소가 예상된다. 실제 경기 선행 지표인 건설수주액은 2023년 9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26%가량 감소했다.
김문태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주요 산업 전반에 수출 회복 흐름이 예상되긴 하지만, 중국의 생산 능력 확대와 자국 산업 보호 노력에 따라 글로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민간부문의 회복 모멘텀 강화를 위한 규제완화·투자보조금 등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