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돈봉투 의혹' 정점 송영길 "혐의 전면 부인..묵비권 행사할 것"
2023.12.08 09:33
수정 : 2023.12.08 09:3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최종 수혜자로 지목된 송영길(60)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일부 정치화된 특수부 검사와 맞서 싸우겠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검찰에 진술을 거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송 전 대표는 8일 오전 8시 25분께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출석해 "돈봉투 관련해 저에 대한 증거 조작이 제대로 안 되니 주변 사람 100여명을 압수수색 소환해 별건 수사에 올인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윤석열 정권이 입만 열면 강조하던 공정과 상식은 완전히 무너졌다"며 대통령과 부인과 장모와 처남, 법무부 장관과 처남, 이정섭 검사와 처남 등의 범죄 혐의에 대해선 수사를 안 하는 정도가 아니라 은폐하고 축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을 언급하기도 했다. 송 전 대표는 "대한민국이 조직화된 윤석열 특수부 하나회 세력에 무너지고 있다"며 "국가기관을 장악한 검찰 하나회가 민주공화국의 기능을 마비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 전 대표는 이번 검찰 조사에서는 진술을 거부한다는 계획이다. 송 전 대표는 오늘 진술서를 내고 묵비권을 행사할 것인지 묻는 취재진의 물음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혐의를 다 부인하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했다.
앞서 검찰에 소환을 요구하더니 정작 와서 묵비권을 행사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제가 검찰에 소환해 달란 것은 협조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저를 소환해 빠르게 이 사건을 종결함으로써 주위 사람을 그만 괴롭히란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유리한 증거를 없애고 불리한 증거 조작해 나를 죽이려고 하면 내가 왜 진술해야 하느냐"고 반문하며 "헌법이 그것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보장해 놓았다"고 강조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최재훈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9시 '민주당 돈봉투 의혹'의 최종 수혜자로 지목된 송 전 대표를 정당법,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한다.
송 전 대표가 이번 의혹의 정점으로 꼽히는 만큼, 조사 과정에서 증거인멸 우려 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검찰이 신병확보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전날 취재진과 만나 "지금까지 확인된 여러 인적 물적 증거와 증거인멸 우려 등을 포함해 내일 조사 과정에서 확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검찰은 송 전 대표의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돈봉투를 수수한 국회의원들에 대한 소환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돈봉투 의혹은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송 전 대표 캠프에서 후보 당선을 위해 국회의원 등에게 9400만원을 뿌렸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송 전 대표가 관여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송 전 대표는 2020년 1월∼2021년 8월 외곽 후원조직 '평화와 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 계좌를 통해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이 운영하는 기업 등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총 3억5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도 받는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